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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왕 김탁구' 시청률 고공행진/ 자극적 재료 재빠른 요리 '빵빵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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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왕 김탁구' 시청률 고공행진/ 자극적 재료 재빠른 요리 '빵빵한 출발'

입력
2010.06.2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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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상승세가 무섭다. 전작인 '신데렐라 언니'의 최고 시청률(20.2%, AGB닐슨)은 3회(26.4%)만에 훌쩍 뛰어넘었고, 24일 방송한 6회는 31.1%를 기록하며 '추노'에 근접하는 시청률 추이를 보이고 있다. 방송 전 예상됐던 열세를 뒤집고 '선덕여왕'을 통해 팬덤을 일으켰던 김남길의 차기작인 SBS '나쁜남자'와 130억원을 들인 블록버스터 드라마로 소지섭의 복귀작인 MBC '로드넘버원' 등 쟁쟁한 경쟁작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며 '수목극의 왕'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어린 시절 불량식품 같은 익숙함

전문가들은 '제빵왕 김탁구'의 인기요인으로 '통속성'을 꼽았다. 전형적인 캐릭터와 예전 드라마에서 봐왔던 익숙한 설정으로 시청자들이 거부감 없이 볼 수 있게 유도한다는 얘기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제빵왕 김탁구'는 거대 제빵회사인 거성그룹 회장의 두 아들에 대한 이야기다. 거성가 회장 구일중(전광렬)이 보모이자 간호사인 김미순(전미선)과의 사이에서 낳은 김탁구(윤시윤)와 거성가 안주인 서인숙(전인화)이 그의 첫사랑인 거성가 비서실장 한승재(정성모)와의 사이에서 얻은 구마준(주원)의 대결구도가 이 드라마의 큰 줄기다.

가진 것 없이 어렵게 살았지만 밝고 착한 성품과 남다른 재능을 가진 주인공, 그리고 제멋대로인 성품이지만 친부모의 중상모략을 등에 업고 거성가의 후계자를 꿈꾸는 경쟁자. 이들이 형성하는 대립각은 시청자들에게 지극히 익숙한 서사구조다.

'제빵왕 김탁구'는 편안한 가운데 다수의 선정적인 소재들을 초반부에 배치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선악이 분명한 전형적이고 도식적인 캐릭터들 사이에서 불륜, 미혼모, 낙태, 가정폭력, 고부갈등, 납치, 가정불화 등 이른바 '막장 요소'들이 총출동한다. 지난 17일 방송한 4회는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으로 방송될 정도.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극중 인숙이 탁구에게 '너 같은 천한 것들'이라고 표현하는 부분이나 미순을 납치하도록 사주하는 내용은 김탁구의 성공담에 얼마나 필요한 부분일까 의문이 들지만 시청자들의 감정을 과잉 자극해 시선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고 말했다.

빠른 전개와 운용의 미

스토리가 빠르게 전개되는 가운데 캐릭터가 성장해 가는 모습이 물 흐르듯 이어지는 것도 '제빵왕 김탁구'의 장점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강명석씨는 "재능을 가진 김탁구가 제빵왕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마치 무협지처럼 빠르게 이어진다"며 "막장 코드와 상관 없이 성장 스토리만 즐겨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말했다. 고대 사극이나 영웅 서사극을 보는 듯한 설정이지만 사극과는 달리 힘을 빼고 가볍게 다루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극의 속도감은 막장 요소도 일정부분 상쇄하고 있다. 김탁구의 출생의 비밀을 초반부에서 빨리 풀어내 성장극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하게 심어준다. 한참 이야기가 전개된 후에 반전 요소로 등장하는 출생의 비밀과는 사뭇 다르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이미 결론이 나와있는 이 드라마는 이야기전개방식의 재미에 성패가 달려있다"며 "중장년층이 보기에 무리없는 보편적인 내용과 젊은 층이 좋아하는 성장극 요소를 영리하게 잘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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