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아티스트들이 새 앨범으로 귀환을 알린다. 검증 받은 신보에 목마른 음악 팬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다. 헤비메탈과 재즈와 힙합 등으로 장르도 갈려 골라 듣는 재미가 적지 않다.
헤비메탈 보컬리스트 오지 오스본은 'Scream'(소니뮤직)으로 새 출발을 전한다. 잔뜩 웅크린 듯하다 급작스레 폭발하는 목소리가 기이한 매력을 주는 이 보컬리스트의 새 음반은 62세라는 나이를 넘어선 노익장의 싱싱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1번 트랙 'Let It Die'와 2번 트랙 'Let Me Hear You Scream'부터 헤비메탈의 방장한 혈기가 느껴진다.
당초 타이틀 곡으로 선정됐던 3번 트랙 'Soul Sucker'(유니버설뮤직)는 오스본이 한때 활동했던 그룹 블랙 사바스 시절을 연상케 한다. 느리면서도 무거운 음이 인상적이다. 헤비메탈에 말랑말랑한 선율을 녹인 발라드 풍의 'Life Won't Wait'도 귓가에 오래도록 맴돈다. 오스본이 오랜 연륜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지 못한 점이 아쉬운 앨범.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지만 기시감이 느껴진다.
힙합계의 큰 별 에미넴은 'Recovery'로 완전한 재기를 알린다. 그래미상을 11차례 수상하고, 총 8,000만 장의 앨범을 팔아 치운 이 30대 거성은 전성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5년 만에 내놓은 5집 앨범 'Relapse'가 그의 복귀와 워밍업을 위한 음반이었다면, 'Recovery'는 진정한 '회복'을 상징한다. 1번 트랙 'Cold Wind Blows'부터 랩의 향연이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가사 대부분을 차지하는 욕설과 비속어가 귀에 거슬려도 여전히 반가운 에미넴의 귀환이다.
'Imagine Project'(소니뮤직)는 재즈 피아노의 거장 허비 행콕의 70세 생일을 기념한다. 하드 밥과 쿨 재즈, 프리재즈, 퓨전 재즈 등 재즈의 거의 모든 영역을 종주한 행콕에 대한 여러 아티스트들의 존경심이 깃들어져 있다. 재즈 트럼페터 웨인 쇼터, 인도 악기 싱카 연주자 아누시카 샹카, 기타리스트 제프 벡 등 유명 연주자들이 10곡을 함께 빚어냈다. 한 장르에 안주하지 않았던 행콕의 음악 여정처럼 다양한 음색이 담긴 깔끔한 비빔밥도 같은 앨범이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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