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해방군이 30일부터 내달 5일까지 우리나라 서해접경지역인 동중국해 해상에서 실탄사격 훈련에 돌입한다. 이는 한국과 미국 양국이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7월초에 서해상에서 연합훈련을 계획하고 있는 시점에 맞춘 대응조치로 중국측이 한미 양국에 대한 맞불성격의 무력시위로 보여져 향후 한미-북중간의 갈등심화에 따른 파장이 예상된다.
중국 저장(浙江)성 원저우완바오(溫州晩報)는 인민해방군 제91765부대가 저장성 저우산(舟山)~타이저우(台州) 동쪽 5곳의 연안해역(지도)에서 6일간 매일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탄 사격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고 27일 보도했다. 이 부대는 훈련기간 이 지역을 지나는 선박들은 해역 진입이 금지되며 해군 함정의 지휘를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군 당국은 이번 훈련의 목적을 뚜렷이 밝히지 않았지만 훈련의 시점과 해당 지역 등을 놓고 볼 때 내달 초에 이뤄질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반발성 대응조치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언론들은 이번 훈련에 미국이 제7함대 소속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9만7,000톤급)를 훈련에 참가시킬 것이라는 점에 대해 일찍부터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크게 반발해왔다.
중국의 군사전문가인 천후(陳虎) 중국관영 신화통신사의 군사전문지'세계군사'총 편집장은 "워싱턴호의 서해안 진입은 중국 화베이(華北)지역과 랴오닝(遙寧)반도 등 중국 영토의 핵심지역을 항모의 작전반경 안에 넣을 수 있는 중국으로서는 군사적으로 위협인 동시에 미국으로서는 중국 연해의 군사 배치를 세밀히 정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중국 정부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미 양국의 서해군사훈련은 중국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정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의 서해연합훈련에 대한 관련보도를 매우 주의 깊게 보고 있으며 경각심을 갖고 향후 사태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며 "이번 훈련이 동북아시아 지역 안정을 파괴하거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지역 국가들의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일각에서는 서해상에서의 한미군사훈련은 중국의 핵심전략에 대한 도전행위이며 중국은 미국의 항모를 겨냥한 기동타격 훈련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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