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느리고 침투 공격에 쩔쩔 맨다'
본보와 제휴를 맺은 '스포츠코드코리아'가 최첨단 비디오분석 시스템을 통해 파악한 나이지리아 수비조직력의 약점이다.
나이지리아는 수비 시 4-4-2 포메이션을 구축, 상대의 예봉에 맞선다.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등 포지션별 간격이 촘촘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협력수비를 펼친다. 한국 대표팀의 중앙 수비수인 조용형(제주), 이정수(가시마) 조합과 같은 나이지리아의 중앙 센터백은 대니 시루(볼턴 원더러스·191cm)와 조지프 요보(에버턴·188cm), 신체조건이 뛰어나긴 하지만, 그 만큼 순발력과 민첩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패널티지역 안팎에서 2대 1 패스를 통해 상해 뒷공간으로 파고들거나, 하프라인을 넘어와 전방으로 한 번에 찔러주는 롱패스에 의한 침투 공격으로 상새 수비진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나이지리아 수비수들이 볼을 소유한 선수에게만 집중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중앙에서의 빠른 패스 플레이를 통해 볼을 갖지 않은 다른 선수들이 공간을 침투해 들어간 뒤 패스를 받으면 골키퍼와의 1대1 장면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수비라인을 촘촘히 지키다 보니, 중거리 슈팅도 효과적인 공격 방법이다. 미드필더의 강한 프레싱이 상대적으로 덜해 중거리 슈팅 기회를 얼마든지 노려볼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신들린 선방으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최고의 '거미 손'으로 떠오른 골키퍼 빈센트 에나에아마(하포엘 텔아비브).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10개의 '슈퍼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이번 대회 공인구인 '자블라니'의 특성을 살려 낮게 깔아 찬다면 의외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에니에아마는 웬만한 슈팅을 다 막아내지만 그리스전에서 낮게 깔린 슈팅에는 실수를 범해 '세컨드 볼'에 의해 실점을 허용했다.
이와 함께 나이지리아는 그리스전에서 측면 크로싱 등에서 10개의 슈팅을 내줬다. 특히 코너킥 등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비수들이 볼이 오는 방향에만 집중하다 보니, 가까운 '니어 포스트'로 날아드는 볼은 쉽게 차단했다. 그러나 길게 넘어노는 '파 포스트' 크로싱에는 약한 모습을 보여 한국으로선 공중 볼 경합에 이어 '세컨드 볼'에 대한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
김종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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