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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의 시로 여는 아침] 달과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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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의 시로 여는 아침] 달과 돌

입력
2010.06.27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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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식는다

밤의 숲 속을 헤매다 주운

창틀 위에 올려놓은

돌이 식는다

어두운 방에서 빛나던 돌

가만히 보면 내 눈썹까지 환해지던

그 둥근 빛 아래서

나의 어둠을 용서했고

침묵은 말랑말랑한 공을 굴렸다

들고양이가 베고 잤을까

고양이의 꿈을 비누방울로 떠오르게 하던

돌이 식는다

자줏빛 비가 내리고

벼락의 도끼날이

숲의 나무들을 베어버리는 동안

돌 위에 얹고 있는

내 손이 식는다

반달의

나머지 검은 반쪽이 궁금해졌다

● 경기가 끝나고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의 모습을 텔레비전으로 보고 난 다음날 아침, 비는 내리고 집 앞의 뜰은 젖었습니다. 돌멩이처럼 단단한 것들, 혹은 진흙처럼 말랑말랑한 것들, 며칠 햇살에 달궈진 모래알처럼 뜨거운 것들, 말하자면 젊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린 그 다음날 아침에도 꾸는 꿈 같은 것들. 아침, 빗방울을 맞으며 식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그 꿈들은 뜨겁더군요. 모든 사람들의 꿈은 언젠가 그처럼 식어가겠지만, 모든 식어가는 것들은 뜨거웠던 한 시절을 말해줍니다. 지금 우리의 꿈이 식어간다고 해도 그 시절의 우리를 잊지 말아야겠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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