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대회에서 중국이 짭짤한 '월드컵 특수'를 누리고 있다. 월드컵 공식구 자블라니와 응원도구로 변한 아프리카 전통악기 부부젤라 등이 모두'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인 것이 가장 상징적이다.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서 확인되는 '메이드 인 차이나'열풍을 보면 중국기업들이 막대한 TV중계료 등을 챙긴 국제축구연맹(FIFA)과 함께 이번 대회 최대 수혜자임을 알 수 있다. 정작, 이번 대회를 유치해 35억 달러를 투자한 남아공은 적자를 우려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선 중국 한자로 쓰인 낯선 광고판이 등장했다. 80년 월드컵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의 잉리(英利)그룹과 하얼빈맥주가 공식 협찬사로 나서 경기장에 광고판을 게시하는 등 중국기업의 굴기(崛起)를 과시하고 있는 것. 잉리그룹은 신 에너지자원에 대한 투자와 경영관리를 하는 20여개 자회사를 거느린 중국 신흥 에너지그룹으로, 이번 대회를 위해 2억위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월드컵 경기장 인프라 설비에도 중국기업들의 참여가 눈부시다. 중국의 에어컨 전문업체인 거리(格力)사는 치열한 국제입찰 경쟁 끝에 월드컵 개ㆍ폐막식이 열리는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경기장과 주요 오피스텔, 프로티아 공항 호텔 등 총 7곳의 에어컨 설치공사업체로 선정돼 2억위안(약 36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중국 저장(浙江)성 다펑(大鵬)그룹은 월드컵 경기장의 공식 의자 공급업체로 선정돼 10만여 개의 의자를 팔았다. 이 그룹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공식 의자공급업체였다.
자블라니와 부부젤라 외에도 각국의 응원구호를 새긴 목도리 등 각종 응원도구가운데 대부분이 중국제품이다. 자블라니는 중국 장시(江西)성의 한 중소기업에서 만들어져 이번 대회에서 사용된 공식용과 일반 대중에 판매되는 상업용 등 모두 1,200만개가 공급됐다.
응원용 목도리는 저장성 항저우(杭州)의 중소기업인 모상화유한공사가 만든 것으로 60만 장이 수출됐다. 또 형형색색의 응원용 가발은 저장성 이우의 중소기업 톈청(天程)공예품사에서 만들어져 전 세계에서 총 50만개가 팔렸다. 중국기업들은 각 나라의 국기에서부터 모자와 핸드폰, 열쇠고리 등에 있어서도 특수를 누렸다.
남아공 중국상공회의소의 천샤오밍(陳小明) 회장은 "이번 월드컵은 중국제품의 아프리카 진출확대에 큰 계기가 됐다"며 "올 연말 요하네스버그에서 중국 상품 전시회도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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