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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에 밀려… 설 곳 잃는 넷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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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에 밀려… 설 곳 잃는 넷북

입력
2010.06.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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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북(미니노트북)의 인기가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경기 침체 속에 넷북은 최근까지만 해도 저렴한 가격과 이동성을 갖춰 데스크톱 컴퓨터(PC)는 물론 노트북까지 위협했던 PC업계의 다크호스였다. 하지만 태블릿PC인 애플의 아이패드(사진)가 출시된 이후, 넷북의 영역 확장 속도에 급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태블릿PC란 자판 없이 화면을 건드려 글자를 입력하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휴대용 소형 PC를 말한다.

25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와 업계에 따르면 세계 넷북 시장 규모는 지난해 4분기 107억600만대를 기록한 이후 올해 1분기 102억5,100만대로 감소한 데 이어 2분기에는 97억1,200만대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지난해 4분기까지 제로에 가까웠던 태블릿PC의 점유율은 올해 1분기에 6.5%로 신고식을 마치고, 2분기에는 30%까지 급증할 것으로 디스플레이서치는 내다봤다. 아담한 크기에 비용 부담이 적어 넷북을 선호했던 소비자들이 소프트웨어 중심의 콘텐츠 능력을 강화시킨 태블릿PC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출판 업체들이 아이패드용으로 선보인 응용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가 고객들로부터 잇따라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태블릿PC는 제조 업체들에게도 확실한 눈도장을 받고 있다.

이 같은 PC 업계의 판도 변화에 불을 당긴 것은 애플의 아이패드. 애플은 올해 4월 미국시장에 처음 내놓은 아이패드가 출시 80일만인 이달 21일, 300만대의 누적판매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3초당 1대가 팔린 수치로, 200만대가 팔린 시점까지 2.5초당 1대가 팔려 나간 것을 감안하면 아이패드의 판매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셈이다. 애플은 아이패드의 판매 지역을 다음 달에 해외 9개국으로 더 늘릴 계획이다.

아이패드의 성공으로 태블릿PC 시장 경쟁은 한층 더 가열될 조짐이다. 암텍과 이켄, 블루스카이, G링크 등 대만의 중소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이달 초 100달러 전후의 저가형 태블릿PC를 이미 선보였다.

국내 PC 제조업체들도 태블릿PC 신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LG전자가 10.1인치 디스플레이에 850g의 무게를 가진 신제품(4분기 출시 예정)을 공개한 가운데 삼성전자 역시, 올해 하반기에 음성통화 기능을 탑재한 신모델을 내놓고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 예정이다. 삼보컴퓨터도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가 탑재된 태블릿PC를 올해 연말까지 일본시장에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결국, 넷북 제조에 열을 올렸던 PC 업체들이 서서히 태블릿PC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는 모양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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