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7ㆍ14 전당대회 출마자가 넘쳐나면서 당 차원, 또는 계파 내부에서 교통정리가 이뤄질지 여부가 주목된다. '1인2표제'로 치러지는 전대 성격상 이른바 후보들간 합종연횡(짝짓기)이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계파 내부의 후보자 조정이 꽤 중요하다.
25일까지 전대 출마를 선언한 사람은 8명이다. 거론되는 인사까지 더하면 출마자는 10~15명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친이계에선 안상수 홍준표 정두언 정미경 이은재 의원과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친박계에선 서병수 이혜훈 이성헌 한선교 주성영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졌거나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중립그룹에서는 남경필 나경원 조전혁 김성식 의원 등이 있다. 초선 쇄신 모임을 주도한 김성식 의원은 이날 "27일까지 더 고민해보고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지만 사실상 출마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당초 출마가 거론되던 친이계 박순자 의원은 이날 "나오지 않겠다"고 말했다. 친박계 김태환 의원도 "친박계 후보가 너무 많아 불출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친이계의 경우 현재로선 내부 조율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 친이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이른바 '이심(李心)'은 없다는 공감대가 퍼져 있다"며 "때문에 교통정리 없이 각개약진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친이계에서 영향력이 큰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도 가까운 의원들이 의사를 물으면 "알아서 하시라"고 대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대가 가까워질수록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한 친이계 핵심 의원은 "친이계 대표성을 갖는 주자를 2, 3명으로 정리할 필요는 있다"며 "조금씩 논의가 진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는 내부 정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진통을 겪고 있다. 서병수 의원은 이날 "친박계 중진들이 나서 조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내주 초에 조율 결과가 가시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하지만 친박계의 한 재선 의원은 "출마 희망자들의 의지가 워낙 강해 잘 정리될지 의문"이라며 "결국 거론되는 인사 모두가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박계도 후보들이 난립하면 전대에서 고전할 수 있는 만큼 내달 5일 후보등록 때까지는 결국 조율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한편으로 당 차원에서는 후보들이 너무 많을 경우 TV토론이 어려워지는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예선전 성격의 '컷오프'를 거치는 방안도 거론된다. 후보를 8,9명 수준으로 압축하자는 뜻이다.
그러나 안경률 전대준비위원장은 이날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후보들의 생각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컷오프를 실시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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