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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인터넷 반상에 울려퍼진 '한국바둑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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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인터넷 반상에 울려퍼진 '한국바둑의 힘'

입력
2010.06.2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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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상금 5,000만원으로 세계 최대규모 인터넷기전인 제7회 동양종합금융증권배 타이젬 왕중왕전 4강 진출자가 가려졌다. 한국과 중국, 일본 및 대만의 '복면 강호' 300여명이 출전해 6월초부터 예선과 본선을 치른 결과 '울아가(P)' '블링블링(P)' '아쉬워서' 등 한국 선수 3명과 중국의 'pmspms'가 4강에 올랐다.

온라인기전은 일종의 가면무도회다. 대국자들이 모두 실명 대신 별명(아이디)으로 출전하지만 실제로는 대국자의 정체가 대부분 드러나기 때문이다.

'울아가(P)'와 '블링블링(p)'은 스스로 프로기사임을 밝힌 '프로 아이디'고 '아쉬어서'와 'pmspms'는 평소 한국의 타이젬이나 중국의 혁성 사이트에서 자주 활동하는 '일반 아이디'지만 이들 역시 모두 프로기사들인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지난해 이 대회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던 '울아가(p)'는 국내 프로기사 랭킹 10위권 안팎을 넘나드는 20대 초반의 강자고 중국의 'pmspms' 역시 자국 랭킹 20위권으로 세계대회 본선에도 자주 오르는 인물이다.

온라인기전이 초창기에는 대부분 아마추어 중심의 대회였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거의 없어 세계 각국 고수들의 참여가 늘면서 대회 규모나 출전자들의 수준이 일반 프로기전 못지 않게 높아졌다. 이번 대회만 해도 우승 상금이 5,000만원으로 웬만한 국내 기전보다 많다.

또 저녁시간에 집에서 편하게 대회에 참가할 수 있고 익명으로 출전하므로 패배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그래서 평소 인터넷바둑을 그리 즐기지 않는 이창호와 이세돌을 제외한 국내 정상급 기사 대부분이 이 대회에 출전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온라인대회에는 모두 익명으로 출전하지만 간간히 실명을 밝히는 경우도 있다. 주최측에서 대회 흥행을 위해 일부러 정체를 밝혀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실제 프로기사가 '복면 고수'들과 맞붙어 과연 어느 정도 성적을 올릴 지 바둑팬들에게는 상당한 관심거리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지금까지 실명으로 출전한 프로기사들이 그다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동안 한국의 서봉수 김영환, 대만의 저우쥔신, 중국의 위빈 등이 실명으로 출전했지만 대부분 예선에서 탈락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원성진이 8강까지 올랐지만 'pmspms'에 패했고 중국 랭킹 1위 콩지에는 본선 1회전에서 탈락했다. 그 정도로 이 대회에 출전한 '복면 강호'들의 실력이 막강하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인터넷기전 초창기에는 중국 프로기사들이 익명으로 많이 출전해서 우승을 휩쓸었다. 그러나 점차 한국 젊은 기사들의 출전이 늘어나면서 타이젬 왕중왕전에서도 재작년부터 한국선수가 우승을 차지했다. 5회 대회 우승자 '또바기(p)'나 6회 대회 우승자 '철이(p)' 모두 20대 초반의 신예기사다.

과연 이들이 누구인지, 정체가 궁금하지만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는다. 사실 본선 8강전부터는 훈수 방지를 위해 한국은 타이젬, 중국은 혁성사이트 사무실에 나와서 대국하기 때문에 자연히 대국자의 정체가 밝혀지지만 공식적으로는 전혀 모르는 걸로 돼 있다. 바로 그 점이 마치 가면무도회처럼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고수들의 대결장인 온라인기전의 묘미이기도 하다.

제7회 타이젬 왕중왕전 준결승전은 3번기로 치러지며 28일부터 7월3일까지 매일 저녁 8시부터 타이젬 동양증권배 서버에 접속하면 실시간으로 관전할 수 있다.

박영철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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