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ㆍ28 재보선 최대 격전지인 서울 은평을 '공천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야권 후보들의 경쟁이 뜨겁다.
8곳의 재보선 실시 지역 가운데 은평을에서 유독 공천 경쟁이 치열한 것은 상대후보가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권의 2인자인 이 위원장은 만만찮은 상대이지만 동시에 야당 후보에겐 여러모로 매력적인 카운터파트이기도 하다.
중진급 인사 입장에선 출마만 하면 야권의 대표선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고 출마명분에 가려 지역구를 바꾸는 데 따른 부담도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정치신인 입장에선 중앙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민주당 중진급에선 장상, 윤덕홍 두 최고위원이 이미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부지런히 표밭을 갈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 후보로 뛰었던 이계안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오 위원장이 나오면 나가서 맞서 싸우겠다"며 사실상 출마선언을 했다. 한광옥 상임고문도 출마를 검토 중이다. 최창환 전 국회부의장 비서실장, 고연호 지역위원장, 송미화 전 서울시의원 등 은평을 지역구에 기반을 둬왔던 인사들은 '수성'을 위해 애쓰고 있다.
민주당내에선 은평을 선거의 상징성을 감안, 현 정부와 선명하게 각을 세울 수 있는 참신한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본인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진보 성향의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 신경민 MBC 선임기자 등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최근엔 정연주 전 KBS 사장, 방송인 김제동씨의 이름도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두 사람 다 이명박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의 대척점에 서 있는 상징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아직은 물밑조율 중이거나 실무진의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되는 수준이다.
국민참여당 천호선 최고위원, 민주노동당 이상규 서울시당 위원장도 예비후보등록을 했거나 할 예정이다. 이들의 거취는 지방선거 '히트상품'이었던 야권연대 여부에 따라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민주당 김근태ㆍ손학규 상임고문의 경우 본인들은 격에 맞지 않다며 손사래를 치지만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는 점에서 마지막까지 거론될 수밖에 없는 카드이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