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면제 제도(타임오프)를 둘러싼 노사정의 입장 차이는 매우 크다. 사업장별 협상 전망이 어두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선 협상 과정에서 배제된 민주노총은 타임오프안을 전면 부정하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는 노동권 후퇴를 막으려면 기존 노조전임자 처우가 보장돼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파업을 벌이거나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동계 내에서도 타임오프 협상에 참여한 한국노총의 입장은 차이가 있다. 타임오프 정부 고시안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협상 과정에서 최대한 노조의 이득을 취한다는 전략이다. 소속노조 다수가 500명 이하 사업장인 한국노총의 경우 하후상박을 원칙으로 정해진 정부 고시안이 크게 불리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강충호 한국노총 대변인은 "7월 1일 이전에 전임자에 대한 룰을 정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큰 틀 속에서 원만하고 합리적인 방안들을 빨리 찾아서 정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계는 대체로 정부 고시 타임오프안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특히 타임오프로 노조 힘 빼기가 가능해진 대규모 강성노조가 있는 회사는 적극 환영하고 있다.
황인철 한국경영자총협회 기획홍보본부장은 "노조전임자의 임금 지급은 오랫동안 시행하지 못했지만 노조 스스로 부담하는 게 맞고 이런 과도한 전임자 문제가 노사 관계 선진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며 "현장점검반을 구성해서 기업의 타임오프 진행 과정 등을 점검하고 원칙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타임오프로 오히려 노조전임자 수가 늘어나는 경우가 있어 난색을 표하기도 한다.
정부는 고시안을 그대로 시행하고 이를 어길 땐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노사정 합의에 의해 제정한 이번 타임오프안이 정당성이 있다는 이유다. 정부는 일부 사업장이 1일 이후에도 타임오프가 허용한 범위 이상으로 노조전임자에게 임금을 지불할 경우 이를 색출해 부당노동행위로 처벌할 계획이다.
전운배 노동부 노사협력정책관은 "타임오프안은 노사정 합의에 의해 결정된 것이어서 원칙 대로 시행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며 "1일 이후 체결된 단체협약은 유효하지 않으며, 이를 지키지 않는 사업장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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