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5전쟁 60주년(周年)인가, 아니면 전쟁 발발 60년인가.'
24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에선 여야 의원들이 국어사전을 찾아가며 색다른 논전을 펼쳤다. 이날 채택된 '6ㆍ25전쟁 60주년에 즈음한 참전 감사 및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촉구 결의안'의 제목에서 '주년'이란 표현이 과연 적절한가가 주제였다.
논전은 민주당 송민순 의원의 문제 제기로 시작됐다. 송 의원은 "6ㆍ25 60주년이라는 말이 괜찮냐. 우리가 (전쟁을) 기념할 일이냐. 주년이란 용어는 횟수를 지칭하는 사전적 의미와는 달리 사회적 통념으로는 좋은 일에 쓴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나라당 김효재 의원이 "북이 쳐들어 온 일이 뭐 기분 좋은 일이라고 몇주년이라고 하느냐"라고 가세했고,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도 "주년은 축하의 의미로 쓴다. 6ㆍ25 발발 60년으로 하는 게 맞다"고 따졌다.
하지만 원희룡 위원장은 "주년은 단순히 지나간 햇수"라며 "정부도 6ㆍ25 60주년 기념이라고 한다"고 맞섰다.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은 "주년은 가치중립적 용어"라고 거들었다.
공방이 이어지자 중진들이 나섰다.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은 "국어학자에게 자문을 구하자"고 제의했고, 직전 국회의장인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은 "사전을 검색했더니 예문 39개 중 9ㆍ11테러 발발 몇주년을 제외하고 결혼 창립 개교 몇주년 식으로 예문은 전부 좋은 것만 있었다. 송 의원 지적에 감정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일단 결의안을 통과시키고 문제가 있는 경우엔 표현을 바꾼다고 합의를 하면 어떻겠느냐"라고 중재안을 냈다.
원 위원장은 이를 받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전쟁 발발 60년으로 고칠지 반영하겠다"고 제의했고 40여분의 설전은 막을 내렸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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