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는 왜 사회문제에 관여하는가?"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65ㆍ사진) 주교(제주교구장)가 교회 기관지 '경향잡지' 7월호에 기고문을 싣고 이 물음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나섰다. 천주교 사제들이 최근 4대강사업 반대 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데 대해 "교회가 정치사회적 문제에 너무 깊이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강 주교는 기고문에서 세계 가톨릭교회의 사회교리(Doctrina Socialis)의 핵심은 '사랑'이며 이는 개인적 사랑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전체에 대한 사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수님은 사회의 가장 구석진 곳, 잊혀진 사람들까지 관심과 연민으로 다가가 그들을 보살피고 치유하는 데 모든 노력을 쏟으셨다"며 "그러므로 교회는 태생적으로 세상 속에서 사회적 관심을 갖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회를 생각이나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친목을 도모하는 인생 '동아리' 정도로 이해한다면, 진실한 그리스도의 교회는 아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강 주교는 특히 천주교가 환경 문제에 개입하는 이유에 대해 십계명 중 '도둑질하지 말라'를 들어 설명했다. "이 계명은 단순히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말라는 의미만이 아니라 태초에 하느님이 창조한 땅과 그 자원, 자연계 전체는 온 인류가 공동 관리하도록 맡기신 하느님의 선물이기에 모든 인간이 이를 존중하고 보호할 책임이 있음을 밝히는 명령"이라는 설명이다. 강 주교는 "인간이 둑을 쌓고 모래를 파가고 흐르는 물길을 막아 강의 숨통을 끊고 있다"며 "교회는 현재 4대강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공사들을 바라보면서 우리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