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이뤄졌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한 허정무호의 유쾌한 도전이 아름다운 결실을 맺었다.
한국은 23일(한국시간) 남아공 월드컵 B조 예선에서 나이지리아와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4(1승1무1패)를 획득, B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7회 연속 본선에 올랐지만 원정에서는 16강에 한번도 오르지 못했던 한국이 남아공에서 새로운 역사를 쓴 것이다.
월드컵은 한국에게 그리 호락호락한 무대는 아니었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 처음으로 출전했지만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기차와 미군용기를 타고 60시간이 넘는 장거리 여행을 한 한국은 헝가리에 0-9 참패를 당했다. 사흘 뒤 터키전에서도 0-7 대배. 한국은 헝가리와 서독이 2라운드 진출을 조기 확정, 당시 규정에 따라 서독과 예정된 3차전도 치르지 못하고 귀국했다. 한국의 월드컵 본선 도전은 이렇게 미약하게 시작됐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32년 만에 본선에 나섰지만 디에고 마라도나가 버틴 아르헨티나의 현란한 기술에 1-3으로 졌다.
하지만 한국은 박창선의25m 중거리슛으로 감격적인 월드컵 첫 골을 신고하는 기쁨을 맛봤다. 한국은 불가리아와 2차전에서 1-1로 비기면서 첫 승점을 획득했고, 이탈리아와의 3차전에서도 선전을 펼친 끝에 2-3으로 졌다.
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한국은 벨기에(0-2 패), 스페인(1-3), 우루과이(0-1 패)에 3전 전패를 당했다. 스페인을 상대로 황보관이 날린 114km 중거리포가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한국은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문턱까지 갔다. 스페인에 0-2로 끌려가다 후반 40분 홍명보, 후반 45분 서정원의 연속골로 극적인 동점을 만드는 기염을 토했다. 볼리비아전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전차군단' 독일을 상대로 전반에만 3골을 내줬지만 황선홍과 홍명보의 골이 터지면서 2-3까지 추격했다.
세계축구와 간격을 좁혀가던 한국은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멕시코전에서 하석주의 월드컵 본선 사상 첫 선제골로 기세를 올렸지만 하석주의 백태클 퇴장 이후 급격하게 흔들리며 1-3으로 역전패했다. 차범근 감독은 2차전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의 네덜란드에서 0-5 참패를 당한 뒤 중도 경질됐다. 마지막 3차전인 벨기에전에서는 1-1 무승부.
한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히딩크 감독의 마법 같은 전술에 세계 강호들이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황선홍과 유상철의 연속골로 폴란드를 2-0으로 제압, 월드컵 사상 첫 승전보를 전했다. 이후 포르투갈을 1-0으로 누르고 처음으로 16강 고지를 정복한 한국은 16강전에서 이탈리아, 8강전에서 스페인을 꺾고 꿈 같은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토고를 2-1로 꺾고 원정에서 첫 승리를 신고한 한국은 프랑스와 1-1로 비겼지만 스위스에 0-2로 패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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