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과감한 베팅은 이번에도 적중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지음으로써, 무리수를 써가며 월드컵에 '올인'한 SBS는 광고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 김연아의 전국민적 인기에 힘입어 지난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 단독중계로 대박을 터뜨린 데 이은 연타석 홈런이다.
SBS는 그러나 "16강 진출로 국제축구연맹(FIFA)에 추가 분담금 500만 달러를 내야 하므로 손익은 더 따져봐야 한다"며 일단 표정 관리를 하는 분위기다.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에 따르면 23일 판매분까지 SBS의 월드컵 관련 광고 매출은 약 650억원. SBS는 단독중계 대가로 FIFA에 지불한 750억원, 중계비용 등을 합쳐 약 1,000억원을 썼다. 따라서 한국팀이 16강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 적잖은 손실이 예상됐다. 돈도 돈이지만 방송사 사이의 공동중계 약속을 깬 데다, 중계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을 노출한 터라 이미지 손상도 각오해야 했다.
그러나 한국팀 최초의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로 이런 걱정은 말끔히 사라졌다. 프라임 타임인 토요일(26일) 밤 11시에 열리는 우루과이와의 16강전 광고 판매가는 15초짜리 한 편당 1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라임 타임에 열린 조별 예선 그리스전과 아르헨티나전의 판매가는 9,200만원, 새벽 3시30분에 열린 나이지리아전은 8,300만원이었다.
15초짜리 광고 한 편에 9,200만원이라는 단가는 한국 방송사상 최고가로, 지금까지는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편당 6,000만원대가 최고였다고 코바코는 전했다. SBS는 그러나 "8강까지 진출한다면 모르지만 16강전까지의 광고 판매만으로는 흑자로 돌아설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SBS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과 브라질 월드컵, 2016년 리오 하계올림픽도 단독중계하기로 이미 국제올림픽위원회 및 FIFA와 계약을 맺었지만, 이번 월드컵 중계가 실패할 경우 단독중계를 고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SBS로서는 월드컵 베팅의 성공으로 '스포츠 전문 채널'의 입지를 다지는 효과도 거두게 됐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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