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는 출범부터 '해외파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공수의 핵인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알 힐랄) 등이 모두 해외파이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은 '해외파'의 필요성을 줄곧 주창해왔다. '해외리그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은 큰 자산'이라며 해외파를 중용했다. 결국 허 감독의 해외파 신임은 남아공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에 밑거름이 됐다. 허정무호에 승선한 해외파는 최종엔트리 23명중 10명에 달했다.
박지성과 이영표, 박주영(AS모나코), 이정수(가시마), 이청용(볼턴) 등이 뿜어내는 해외파들의 힘은 대단했다. 한국이 B조 조별리그에서 터트린 5골이 모두 해외파들의 발 끝에서 비롯됐다. 박지성은 그리스전 추가골을 성공시켰고, 박주영은 나이지리아전 역전골을 절묘한 프리킥으로 만들어냈다. 측면 날개 이청용은 잽싼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수의 볼을 가로채 아르헨티나전에서 한국의 유일한 골을 넣은 바 있다. 이처럼 해외파 공격 요원들의 활약은 경기마다 빛을 발하고 있다.
공격 요원뿐 아니라 수비진도 해외파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초롱이' 이영표는 노련한 경기 운영을 바탕으로 수비진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그는 적극적인 공격가담으로 2골에 간접적으로 기여했다. 기성용과 이정수 콤비가 세트피스로 터트린 두 골은 모두 이영표의 발 끝에서 시작됐다. 드리블 능력이 좋은 이영표가 상대가 느슨한 방어를 펼치자 지체 없이 파고들어 반칙을 얻어낸 것. 이영표가 위험 지역에서 얻어낸 프리킥은 두 차례나 기성용의 발을 떠나 이정수의 골로 연결됐다.
우루과이와 16강전에서는 해외파들의 큰 무대 경험과 자산이 더욱 절실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파들은 우루과이의 골잡이 디에고 포를란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이미 수 차례 맞붙은 경험이 있는 까닭에 대처법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해외파의 힘이 한국을 8강까지 올려놓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더반(남아공)=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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