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전서 못 깬 남미 징크스, 16강전서 깨고 8강 간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에 진출한 한국 월드컵 대표팀이 남미 강호 우루과이와 맞붙는다.
B조 2위로 16강행 티켓을 손에 쥔 대표팀은 26일 밤 11시(한국시간)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A조 1위 우루과이와 8강행을 다툰다. 우루과이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6위. FIFA 랭킹이 아무리 공신력이 없다 하더라도 47위의 한국으로선 쉽지 않은 상대다. 더욱이 우루과이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에서 4골을 넣는 동안 한 골도 내주지 않는 탄탄한 전력을 뽐냈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우루과이와 4차례 만나 전부 패했다.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은 역시 골잡이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다. 우리 나이로 32세인 포를란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004~05시즌(25골), 2008~09시즌(32골) 득점왕답게 이번 대회에서도 남아공전(3-0 승) 두 골로 이름값을 해내고 있다. 포를란만 꽁꽁 묶는다고 승리가 보이는 것은 아니다. 1987년생의 신성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 또한 호시탐탐 한국의 골문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수아레스는 조별리그 최종전인 멕시코전서 한 치 오차 없는 헤딩슛으로 결승골을 작렬했다. 2009~10시즌 네덜란드리그 33경기에서 35골로 골 폭죽을 터뜨린 수아레스다.
어려운 상대임에는 틀림없지만 넘지 못할 산은 아니다. 한국은 조별리그 2차전서 아르헨티나와 만나 남미 축구를 혹독하게 경험했다. 비록 3골차 대패였지만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등 세계 최고 공격수들을 상대하며 내성을 길렀다.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은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조별리그 0-1 패배를 설욕하는 한편 남미 징크스를 떨쳐 버릴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한국은 역대 월드컵에서 남미팀을 4차례 만나 1승도 챙기지 못했다. 따라서 한국은 우루과이를 상대로 유일하게 남아있는 남미징크스를 깨트리겠다는 각오다.
역대 월드컵 우승 2회(1930, 1950년)에 빛나는 우루과이는 남미예선에서 5위(6승6무6패)에 그쳐 플레이오프를 통해 어렵게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조별리그에서의 상승세를 발판으로 옛 영광을 재현한다는 각오다. 그러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주축으로 한 한국 또한 극적인 16강행 티켓 확보로 우루과이에 뒤지지 않을 만큼 분위기가 최고조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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