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팀이 강팀을 만났을 때 자주 사용하는 전술이 있다. 계속된 반칙으로 상대의 공격 흐름을 끊는 것이다.
하지만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 중 뉴질랜드와 함께 가장 전력이 떨어지는 북한은 달랐다. '점잖은 플레이'로 세계축구의 강호를 상대했다.
1966년 잉글랜드대회 이후 44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은 북한 축구대표팀은 거친 수비로 나설 것이라는 예상을 깼다. 비록 '죽음의 조'인 G조에서 브라질과 포르투갈에 2연패를 당하면서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2경기에서 평균 6.5개 파울을 기록할 정도로 '신사적인 경기'를 펼쳤다.
북한은 21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과의 G조 예선 2차전에서 0-7로 참패를 당하는 동안 파울 수는 전ㆍ후반 동안 3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오히려 북한보다 한 수 위의 기량을 과시한 포르투갈이 90분 동안 18개의 파울을 저질렀다.
북한은 포르투갈과의 전반전에서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특유의 철벽 수비를 자랑하고도 반칙은 단 1개도 범하지 않았다. 반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앞세워 북한을 몰아붙인 포르투갈은 상대 역습을 막기 위해 전반에만 10개의 파울을 기록했다.
북한은 지난 16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도 1-2로 지긴 했지만 반칙을 10개만 기록하며 비교적 선전했다.
북한과는 달리 '수비 축구'로 유명한 스위스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반칙왕'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지난 17일 FIFA랭킹 2위 스페인과의 H조 1차전에서는 21개(경고 4명)의 파울을 쏟아 낸스위스는 21일 칠레와의 2차전에서도 26개(경고 3명ㆍ퇴장 1명)의 반칙을 범해 북한과 큰 대조를 보여줬다. 조별리그 2경기 평균 파울수가 23.5개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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