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2010 남아공 월드컵/ 비바! 비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비바! 비야

입력
2010.06.22 17:36
0 0

소년은 스페인 북부 아스투리아 지역에서 가난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유소년 팀에서 뛰던 소년은 큰 사고를 당해 오른쪽 대퇴부가 골절됐다. 의사는 축구는커녕 걷지도 못할 수 있다며 경고했으나 아버지는 왼발로 공을 차도록 소년을 격려하며 훈련시켰다. 오른발잡이였던 소년은 놀랍게도 양발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선수로 성장했다.

소년은 14살 되던 해 지역팀인 레알 오비에도의 입단 테스트를 받았다. 그러나 코치로부터 날아온 대답은 "키가 너무 작아서 곤란하다"는 것이었다. 어린 시절 두 번씩이나 축구를 포기해야 할 상황에 놓였던 소년은 좌절하지 않고 공을 찼다.

성인이 됐어도 그의 키는 175㎝에 불과했다. 자연스럽게 '꼬마'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그러나 꼬마는 '무적함대' 스페인 대표팀 역사상 손꼽히는 최고의 공격수가 됐다. 그는 다비드 비야(29ㆍ바르셀로나)다.

비야가 2010 남아공월드컵 H조 조별리그에서 위기에 몰린 스페인을 구했다. 22일(이하 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스페인-온두라스전. 전반 17분 수비수 2명을 제친 비야는 넘어지면서 오른발 슛을 날려 선제골을 기록했다.

후반 6분에는 페널티 지역 외곽 정면에서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또 한 차례 온두라스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후반 17분 페널티킥 실축만 없었다면 17일 아르헨티나 이과인(한국전)에 이어 대회 두 번째 해트트릭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다.

비야의 맹활약으로 온두라스를 2-0으로 물리친 스페인은 1차전 스위스에게 당한 일격(0-1패)을 씻고 우승후보로서의 면모를 되찾았다.

온두라스전의 멀티골로 A매치 40골째를 기록한 비야는 5골만 추가하면 라울 곤잘레스(A매치 44골)가 갖고 있는 역대 스페인 대표팀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비교적 늦은 나이인 24세에 국가대표로 발탁돼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점을 감안하면 비야의 득점력은 놀라운 수준이다. 그의 등번호인 7번은 스페인 대표팀의 에이스들이 달았던 번호로 라울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월드컵 유럽예선 7경기에서 7골을 몰아넣은 비야는 스페인이 예선에서 기록한 28골 가운데 4분의1을 책임졌다.

99년 스페인 2부리그 스포르팅 히혼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비야는 레알 사라고사, 발렌시아를 거쳐 지난달 이적료 4,000만유로(약 582억원)에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었다. 발렌시아 소속으로 뛴 5시즌 동안 129골을 넣는 등 2001~02시즌부터 매 시즌 20골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한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