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7ㆍ14 전당대회에 나서는 후보들 중 6ㆍ2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상당수다. 사실상 22일 현재까지 출마선언을 한 주요 후보들 대부분이 그렇다. "이렇게 전대를 치러서야 당 쇄신의 의미가 제대로 드러나겠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사자들도 이를 의식해 저마다 선거 패배 책임론에 대한 대응 논리를 내놓고 있다. 각자 대응 스타일에 조금씩 차이도 느껴진다.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다고 전대에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최소한 반성은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출마선언을 한 6명 중 주요 후보 4명이 선거 패배에 직ㆍ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다. 이들은 주요 당직을 맡거나 지방선거 중앙선대위에서 주요 직책을 맡았다.
안상수 의원은 경기지역 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 책임론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2기 원내대표로 여당의 국회 전략을 주도하며 강성 이미지를 형성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21일 출마선언 때 책임론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그는 "경기 선대위원장을 맡았지만 이는 상징적인 자리로 판세 등의 보고를 받은 적이 한번도 없다"며 "상징적으로 맡은 것이지 지휘하는 입장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고 명예직 선대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일부 책임을 인정한 뒤, "저 자신부터 개혁해서 당을 개혁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의원도 서울지역 선대위원장이었다. 그는 선거 이틀 전 "서울 기초단체장 선거는 20곳까지 가능할 수 있다"고 했었다. 홍 의원은 '선거 패배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에 "비겁하다는 소리를 들을까 봐 얘기를 안 했지만 선대위에서 별로 한 일이 없다. 한번도 선대위 회의에 초청 받은 적도 없었다"며 "실무책임론을 묻는다면 우리끼리 침 뱉기인데 옳지 않다"고 말했다. 실무책임을 묻는 것은 다소 억울하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책임론이 있다면 정부 여당 구성원 전체가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남경필 의원은 인재영입위원장이었다. 유명 인사나 다문화가정의 외국계 한국인 영입 등을 발표하며 시선을 끌었으나 실제 공천을 주지 않은 경우도 있어 비판을 받았다. 그는 "당직을 맡았던 사람으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인정한 뒤 "인재영입위 활동 기간이 짧고, 모셔온 인재를 공천하는 권한을 갖지 못하는 등 안타까운 면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정두언 의원은 선거 전략을 짜는 핵심 직책인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을 맡았다. 정 의원도 선거 초반에는 "선거가 어렵다"고 하다가 선거 직전 "수도권 완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책임론에 대해 "최선을 다했지만 책임을 통감한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선거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한나라당에 아무도 없다"고 대응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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