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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고래고기 13가지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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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고래고기 13가지 맛!

입력
2010.06.2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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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으로 잡지 못하는 고래고기가 팔린다. 금지된 고래가 왜 팔리고 있어?, 라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예외는 있다. 고래가 그물에 걸려서 죽은 ‘혼획’, 죽어서 떠내려 오는 ‘좌초’의 경우는 해경에 신고하면 DNA를 검출하고 발견자에게 돌려준다. 그런 고래들이 경매에 들어가 고래식당으로 팔려나간다.

그까지가 ‘합법적으로 보이는 거래’다. 고래 잡던 시절, 1년에 100여 마리 고래를 잡았던 전성기의 작은 포구 장생포에도 열 곳쯤 되는 고래식당만이 있었다. 고래잡이가 중단된 지 25년째인 요즘 울산 시내에 기업형 고래식당이 80여 곳, 전국에 200여 곳이 넘는다. 이것이 합법적인 거래가 아니라 불법 포획된 고래가 불법 판매된다는 증거다. 우리바다 고래도 부족해 일본, 러시아에서 고래를 밀수입까지 한다. 그래 좋다. 식탐은 죄가 아니다. 지금 당신은 고래고기를 맛있게 드시고 있다. 꽤 비싼 값이지만, 12가지 맛을 즐기고 있다. 참, 고래고기의 13번째의 맛은 드셨는지? 상온에서 액체인 유일한 중금속, 몸에 쌓여 중독되면 뇌 손상과 태아 장애를 유발하는, 심하면 사지가 마비되는 중금속 ‘수은(Hg)’의 맛을! 수은 하면 일본의 ‘이타이이타이병’과 울산의 ‘온산병’을 기억하시죠? 일본의 조사에서 고래의 수은 중독이 일본인 기준치의 900배 이상이라고 했습니다. 자, 드시죠, 더 드시죠!

정일근 시인ㆍ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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