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가 검은 대륙에서 한국 축구의 새로운 신화 창조에 도전한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은 23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더반 모제스 마비다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와 맞선다.
1승1패(승점 3)로 그리스에 다득점에서 앞서 조 2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승리할 경우 56년 도전 끝에 처음으로 원정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낼 가능성이 크다. 산술적으로는 2승1패로 탈락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인 가능성은 거의 없다.
비기기만 해도 같은 시간 열리는 아르헨티나-그리스전 결과에 따라 16강을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허 감독 이하 태극 전사들은 승전보로 원정 16강 진출의 대미를 장식하겠다는 각오다.
부동심이 필요하다
허 감독은 21일 기자회견에서"2년 5개월 동안 16강을 향해 달려왔다. 이제 종착역에서 마지막 승부를 남겨두고 있다. 모두가 16강을 갈망하고 있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뭉쳐있다"고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다.
나이지리아전은 강인한 정신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경기다. 7만명을 수용하는 모제스마비다스타디움에서는 나이지리아에 대한 일방적인 응원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노흥섭 월드컵 대표팀 단장이 국제축구연맹(FIFA)에 안전 보장을 위한 협조 공문을 발송했을 정도로 적대적인 분위기 속에 경기가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축구팬들의 열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국제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될 수 있다.
허 감독은 "아르헨티나전에서는 경기를 지배당하며 수비적인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나이지리아전에서는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집중력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부담감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부담을 이겨내고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하며 심리적인 안정을 강조했다.
승부는 후반에 건다
대표팀은 그리스전과 아르헨티나전에서 천양지차의 경기력을 보였다. 구상했던 흐름대로 경기가 풀릴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극명히 드러났다.
허 감독은 "선제골을 허용하면 상당히 어려운 경기를 할 수 밖에 없다. 가능하면 골을 내주지 않는 상황을 이어가며 흐름에 따라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고 경기 지배력 유지를 강조했다. 공격 시에는 볼 소유권을 유지하고 수비 시에는 강한 압박을 가해서 상대 여유를 주지 않아야 한다. 21일 공수 전술 훈련에서 주안점을 둔 부분이기도 하다.
허 감독은 전반전에 실점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고 후반 들어 승부수를 뽑아들 것으로 보인다.
더반(남아공)=김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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