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독일월드컵 때의 환희와 감동이 불과 4년 만에 내분과 반목으로 얼룩지고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곤두박질치고 있는 팀 성적도 그렇지만 감독과 선수가 서로를 불신하고 있는 최악의 팀 분위기가 더 큰 문제다. 지난 대회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와 준우승의 프랑스 월드컵 대표팀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프랑스가 공격수 니콜라 아넬카의 중도 하차와 대표팀의 훈련 거부 등 '자중지란'에 빠지자 대통령까지 나섰다. 21일(한국시간) 로이터 통신은 로잘린 바슐로 프랑스 체육장관이 프랑스 방송국 TF1과 인터뷰한 내용을 인용,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대표팀의 현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슐로 장관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주장인 파트리스 에브라와 레몽 도메네크 감독, 축구협회장 등 대표팀 관계자들을 만나보라고 지시했다"며 "대통령은 프랑스 국민이 축구 대표팀의 상황에 분개하고 있으며 국가대표에 걸맞은 품위와 책임 있는 행동을 원한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위인 프랑스는 16위 우루과이(0-0 무), 17위 멕시코(0-2 패) 등 한 수 아래로 평가된 조별리그 1,2차전에서 1무1패를 기록, 16강 탈락위기에 처해 있다. 급기야 아넬카가 도메네크 감독에게 모욕적인 말을 해 대표팀에서 쫓겨났고, 선수단이 21일 예정된 팀 훈련을 거부했다. 장 루이 발랑탱 단장도 "프랑스 대표팀과 축구협회, 프랑스인 모두에게 수치스런 일"이라며 "축구협회에서 사퇴하겠다. 역겹고 넌더리가 난다"고 분노했다.
1차전 파라과이(1-1 무)에 이어 이번 대회 북한과 함께 최약체로 분류된 뉴질랜드와도 1-1로 비긴 이탈리아 대표팀 역시 마르첼로 리피 감독의 선수 선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신화통신과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클라우디오 마르치시오는 "리피 감독이 적합하지 않은 선수를 선발했기 때문에 대표팀이 고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독일 대회 우승 주역인 알레산드로 델피에로는 물론, '젊은 피'로 주목 받고 있는 주세페 로시 등을 대표팀에서 제외한 리피 감독은 "데리고 올 수 있었던 더 이상의 선수는 없다. 그런 이야기를 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반박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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