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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지자체 인수위/ 목에 잔뜩 힘 들어간 인수위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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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지자체 인수위/ 목에 잔뜩 힘 들어간 인수위원들

입력
2010.06.2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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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백영 경북 상주시장당선자 인수위원들에 대한 시의 업무보고가 있었던 16일 오후 2시께 시 청소년수련관. 30도를 웃도는 날씨 속에 긴 소매 정장 차림의 시 공무원 수십 명이 보고를 위해 무작정 대기하면서 진땀을 빼고 있었다.

반면 인수위원 27명은 반팔 와이셔츠의 편한 차림이었다. 한 공무원은 "인수위원들의 무질서한 질문 공세를 받으며 비지땀을 흘리는 간부 공무원들의 모습은 정말 보기 안타까울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시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인수위원회 이래도 되는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대규모 공룡 인수위를 꾸린 데 이어 공무원들을 하인 부리 듯 점령군 행태를 보인 위원들은 꼴불견이었다'는 내용이었다.

6ㆍ2 지방선거 이후 7월 신임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취임을 앞두고 당선자 인수위와 공무원들 간 업무보고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위원들의 고압적 자세와 이에 반발하는 공무원 간 감정 싸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 고양시의 경우 최성 당선자 인수위는 5급 이상 간부 공무원들의 출신 지역이 포함된 인사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해 자료를 받았다. 이에 공무원들이 "시대에 역행하는 구태"라며 강력 반발하자 인수위는 해당 자료를 서둘러 파기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최대호 안양시장당선자 인수위는 워크숍 경비를 시에 요구했다가 "현행 법규상 예산을 지원할 수 없다" 답변을 듣고 결국 자체적으로 경비를 조달했다. 인수위는 특히 지자체가 보유한 공공건물에서 업무를 수행토록 한 행안부 지침까지 무시하며 농협지부 3층을 임대해 사무실을 차렸다. 인수위는 이 과정에서 임대비와 사무집기 비용 800여만원을 시 예산으로 사용했다.

경기 의왕시 김성제 시장당선자 인수위는 "당선자의 임명권을 방해했다"며 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인사를 전면 백지화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인수위 측은 "김 당선자가 선거 이전에 이사장을 선임하지 말도록 요청했지만 시가 이를 묵살하고 일방적으로 선임했다"고 주장했다.

한 시민은 "인사권은 법적으로는 현 시장에게 있어 당선자가 의견을 반영하려면 간곡하게 협조를 얻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다가 안 되니까 강짜를 부린다"고 혀를 찼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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