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부가 2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군수품을 제외한 민수용품 대부분의 반입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31일 이스라엘군의 국제구호선단 공격으로 9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고조된 국제사회의 가자지구 봉쇄 완화 목소리에 대한 화답으로 풀이된다. 미국 등 주요국은 일제히 “긍정적인 진보”라고 평가하는 등 이스라엘의 결정을 환영했다.
2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르크 레게브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안보각료회의를 통해 군수품과 무장단체 하마스 군사력 증강을 위해 쓰일 물자를 제외한 모든 물품이 가자지구에 들어가는 것을 허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조만간 세부적인 반입 허용 물자 리스트를 공개할 계획이다.
또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국제사회의 감독하에 주택이나 학교를 짓는데 쓰일 건축물자의 반입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2007년 이후 시멘트를 포함한 모든 건축자재의 가자지구 반입을 봉쇄, 팔레스타인인들이 텐트에 살아야 하는 등 열악한 주거환경에 시달려왔다.
외신들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잠재적인 로켓진지를 파괴한다는 이유로 가자지구 내 콘크리트 건물 대다수를 폭격해왔다”며 “시멘트 반입이 허용됨에 따라 부서진 건물에서 살아온 팔레스타인인들이 새 집을 지을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봉쇄완화는 국제구호선단 사건 이후 경색됐던 이스라엘과 국제사회의 관계에 훈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구호선박 사건으로 인해 예정된 정상회담을 연기했지만 봉쇄완화 소식이 들리기가 무섭게 백악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내달 7일 열린다”고 밝혔다.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은 “가자 주민의 삶이 개선될 것”이라며 말했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가자 주민들이 학교를 세우고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마스는 이스라엘 측 조치에 대해 "또 다른 기만"이라고 주장했다.하마스의 내각장관 지아드 알 자라는 “제한 없는 물자교류를 허용해야 한다”며 “산업발전을 위해서 이스라엘은 모든 자재의 반입을 허가해야 하며 수출입 활동 규제도 풀어라”고 AP통신에 밝혔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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