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지금의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 인플레이션이나 자산가격 급등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재가 ‘인플레 위험’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상할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한 초청 강연에서 “중앙은행의 임무는 인플레이션 타겟팅(물가 안정)이며 이것을 지키지 못하고 다른 정책을 하는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는 이런 위험과 유럽의 재정위기로 세계경제 성장이 저해될 가능성을 균형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세계 경제의) 더블딥(경기 상승 후 재하강)을 판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나라는 미국인데 모든 게 다 잘 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튼튼해 보인다”며 “국제 금융위기 재발이나 더블딥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김 총재는 또 “우리 경제의 체질 강화를 위해서는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중요하다”며 “통화정책 운용에서도 이런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쟁력 없는 기업에 지원되던 자원을 창업 지원에 활용해 경제 활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4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0조원까지 늘어난 총액한도대출 규모를 상당 폭 축소하는 조치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총재는 이날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도 “하반기 GDP갭(잠재 경제성장률과 실제 성장률 간 차이)의 흐름을 면밀히 분석 중”이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목표치인 3%에 근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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