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 대표팀의 운명이 가려질 더반에 입성했다.
월드컵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오후 루스텐버그의 베이스 캠프에서 더반으로 이동, 21일 오전 2시30분 프린세스 마고고 스타디움에서 1시간 30여분에 걸친 훈련으로 나이지리아전 필승 해법을 다듬었다.
더반은 한국 복싱의 새 역사가 이뤄진 곳이다. 1974년 홍수환이 아놀드 테일러를 15회 판정승으로 물리치고 세계복싱협회(WBA) 밴텀급 챔피언 타이틀을 따냈다. 당시'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는 홍수환의 멘트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한국 복싱 사상 원정 타이틀 매치에서 처음으로 세계 챔피언이 배출된 순간이다. 36년의 세월이 흐른 후 이번에는 월드컵 대표팀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에 도전한다.
더반은 인도양을 끼고 있는 해안도시다. 나이지리아전 승리를 위해서는 바뀐 환경에 빨리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팀이 여태껏 머물렀던 곳과는 천양지차의 조건이다. 특히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이 열렸던 요하네스버그와는 여러 면에서 정반대다.
대표팀은 지난달 22일 출국한 후 일본을 거쳐 알프스 산악지대인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에서 전지훈련을 한 후 해발 1,100여m의 산악지대인 루스텐버그에 남아공 월드컵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요하네스버그는 해발 1,753m의 고지대에 그라운드에 얼음이 얼 정도로 날씨가 추웠다.
그러나 더반은 해발 0m의 저지대다. 따뜻하고 습도도 높다. 월드컵이 열리는 도시 중에서 가장 기온이 높은 곳이다. 겨울임에도 한낮의 수은주가 25도까지 치솟는다.
더반스타디움의 잔디는 요하네스버그와 달리 미끄러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장이 바닷가에 접해 있어 습도가 높은 탓이다. 그라운드 적응은 나이지리아전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이 경기 당일 이전까지 더반스타디움의 잔디를 밟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남아공 월드컵 조직위 측은 잔디 사정상 21일로 예정된 공식 훈련을 더반스타디움에서 진행하기 어렵다는 뜻을 대표팀에 전해왔다.
더반(남아공)=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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