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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톤급 시한폭탄 '차이나플레이션' 경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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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톤급 시한폭탄 '차이나플레이션' 경보음

입력
2010.06.2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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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500여명의 현지 인력을 고용, 기계 부품을 생산하는 A사의 김모(56)사장은 최근 현지 공장장과 통화하는 일이 잦아졌다. 임금 인상 요구와 파업으로 홍역을 겪고 있는 팍스콘과 혼다 등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의 이야기를 강건너 불구경 하듯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우리 기업 중에도 이미 40% 임금 인상 요구를 받은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마치 우리나라의 1980년대 후반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차이나리스크'(China Risk)가 세계 경제의 복병으로 떠 올랐다.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는 중국 근로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자칫 '세계의 공장'이 '제조업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나아가 중국 근로자의 가파른 임금 인상이 결국 비용 증가->가격 인상->세계 각국 물가 급등으로 이어지며 중국발(發) 인플레이션, 즉 '차이나플레이션'(China+Inflation)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중국 노동 시장이 요동치면서 가장 근심이 커진 곳은 저임금만 바라보고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중국에 생산 시설을 운영중인 우리 기업은 2만여개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실제로 4만개가 넘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가장 큰 이유가 저임금이라는 점에서 직접적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평복 KOTRA 고문은 "저임금 시대의 중국은 이제 막을 내렸다"며 "싼 임금만 바라보고 진출한 기업들 중에선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이미 짐을 싸는 곳도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4분의1을 중국이 차지할 정도로 한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커질 대로 커진 상태라는 점도 문제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5월1~20일 지역별 수출 비중에서 중국이 차지한 비율은 무려 25.1%나 됐다. 중국 노동 시장의 문제가 단순히 중국 진출 기업들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 경제에 메가톤급 영향을 미칠 사안이란 의미다.

나아가'차이나플레이션'도 가시화할 조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중국이 전 세계에 인플레이션을 수출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근로자의 임금 인상이 결국 중국 수출 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각 국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는 설명. 특히 일각에서는 임금 인상으로 경제력이 커진 중국인들이 본격적인 소비에 나설 경우 전 세계의 식량 및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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