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위안화 환율의 유연성을 확대키로 했다. 사실상 위안화 절상을 선언한 것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9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2년간 적용해온 달러 페그제(고정환율제)를 종료하고, 시장의 수요ㆍ공급에 맞춰 복수통화바스켓을 참고로 환율을 결정하는 '관리변동환율제'로 복귀를 선언했다. 이는 25~27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맞춰 당장 이번 주부터 위안화 환율 절상이 가능할 수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다.
중국은 당초 고정환율제도를 유지해오다 2005년 7월 복수통화 바스켓에 연동하는 관리변동환율제로 전환했다. 그 후 위안화 가치는 달러대비 21% 정도 절상됐으나, 2008년 7월 금융위기 발생 이후 미 달러 단일통화에 대한 페그제로 회귀했다. 이후 미국 등 세계 각국은 중국의 환율제도에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고 중국에게 위안화 환율을 절상하라는 압력을 계속해왔다.
이번 조치로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올해 안에 2~3% 정도 절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초 중국의 빠른 경기회복세를 감안해 올해 위안화가 5%까지 절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등 선진국 경제의 느린 회복 등으로 절상폭이 예상만큼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20일 "올해 위안화의 절상 여지는 달러 대비 3% 정도 절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조치는 이번 주말 G20정상회의에서 위안화 절상문제가 주요의제로 부각되는 것에 부담을 느낀 중국이 선제조치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결국 '급한 소나기부터 피하려는' 선언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19일 중국 인민은행의 발표를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중국의'적극적 이행'을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에 대해 조작환율 보복 법안을 추진중인 미 민주당 찰스 슈머 상원의원은 "중국의 이번 발표가 모호하고 제한적"이라며 "며칠 내 구체적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보복 법안을 처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교수 등은 중국이 달러 페그제에서 복수통화바스켓 기준 관리변동환율제로 복귀했기 때문에 향후 유로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달러화에 대해 오히려 위안화 절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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