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이어 독일도 무너졌다.
세르비아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 독일의 간판 스트라이커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빈틈을 이용해 '전차군단'을 제압했다.
세르비아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D조 독일과의 2차전에서 전반 38분에 터진 밀란 요바노비치의 결승골을 잘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가나와의 1차전에서 0-1로 졌던 세르비아는 강력한 우승 후보인 독일의 발목을 잡고 1승1패(승점 3)를 기록했다. 독일과의 상대전적에서는 8승4무16패. 반면 1차전에서 호주를 4-0으로 대파했던 독일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1승1패(승점 3).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 독일은 15위 세르비아와 치열한 허리 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전반에만 경고가 6장이나 나왔다.
0-0으로 팽팽히 맞서던 승부는 클로제가 퇴장당하면서 세르비아쪽으로 급격하게 기울었다.
전반 12분 경고를 한차례 받았던 클로제는 전반 37분 세르비아 데얀 스탄코비치의 다리를 뒤에서 걸어 또 다시 경고를 받고 퇴장을 당했다. 이번 대회 호주전에서 개인 통산 11골을 터뜨린 클로제는 호나우두(브라질)가 보유하고 있는 월드컵 최다골(15골) 경신에 나섰지만 경고 누적으로 레드 카드를 받고 말았다.
클로제의 퇴장 1분 만에 세르비아는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장신 공격수 니콜라 지기치가 골문 앞에 있던 요바노비치에게 헤딩으로 패스했고, 요바노비치가 감각적인 왼발 슛으로 상대의 골문을 갈랐다.
독일은 전반 추가 시간에 자미 케다라가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강력한 슛을 날렸지만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에 시달렸다.
독일은 후반 14분 포돌스키가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기회를 놓치면서 땅을 쳤고, 후반 15분에도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상대 크로스를 손으로 건드린 세르비아의 네마냐 비디치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포돌스키가 실축을 하면서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전차군단'에 앞서 '레블뢰군단'의 위용도 땅에 떨어졌다.
FIFA 랭킹 9위의 프랑스는 이날 폴로콰네의 피터 모카바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A조 2차전서 멕시코에 0-2로 졌다.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겼던 프랑스는 1무1패가 돼 조 3위에 자리했다. 남아공과의 외나무나리 대결이 남아 있지만 현재의 경기력으로는 망신만 안 당하면 다행인 수준이다. 주장 파트리스 에브라는 멕시코전 직후 "우리 팀은 축구 약체로 전락한 것 같다"며 고개를 떨궜다.
프랑스 축구하면 '아트사커'가 맨먼저 떠오른다. 허리부터 물 흐르듯 연결되는 패스는 골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최전방에서 경쾌하게 마침표를 찍는다.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파란 수탉들의 플레이는 98년 프랑스월드컵과 2000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 2000) 우승으로 정점을 찍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준우승으로 다시 한번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지네딘 지단 없는 프랑스는 날개 없이 추락했다. 조타수를 읽은 프랑스는 유로 2008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아일랜드와의 남아공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에서는 티에리 앙리(바르셀로나)의 '신의 손'에 힘입어 간신히 본선 무대를 밟았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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