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희생용사의 어머니가 참여연대를 찾아갔다는 기사를 읽었다. 부여에서 농사를 짓는 윤청자(67)씨는 참여연대 이태호 협동사무처장을 만나 천안함 공식조사 결론을 부정하는'보고서'를 안보리 이사국 등에 보낸 것에 항의했다."이북 사람들이 잘못했다고 말해도 한이 풀릴까 모르겠는데 왜 이북 편을 드느냐"며 가슴을 쳤다. 이씨는"나도 백이면 백 북한이 한 거라 생각했는데, 정부가 하는 짓을 보면 모르겠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윤씨가 자식 또래 이씨 앞에 무릎을 꿇고 "내 한을 좀 풀어달라"고 하소연하는 모습이 차마 그냥 보기 딱하다.
■ 참여연대의'안보리 서한'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민주당처럼"진실을 찾으려는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평가하지는 않지만, 이적행위라고 난리 칠 일도 아니다. 진보적 NGO로서 그럴 수 있다. 그러다 윤씨 얘기를 읽고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가 작성한 보고서를 찾아 읽었다. 이씨가 공동 작성자인 문건은 천안함 조사결과에 많은 의문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게 잡다한 의혹을 얽어놓은 수준이다. 물기둥, 희생자 상처, TOD 동영상, 절단면 등 어뢰에 의한 수중폭발을 의심하거나 부정하는 내용이다. 겨우 이 정도인가 싶다.
■ 그것도 지금껏 진보언론이 제기한 의혹을 인용하는 수준이다. 의혹을 뒷받침하는 권위 있는 과학자의 견해 등 '진실을 찾는 시민사회의 노력'을 대표할 만한 게 없다. 실명 인용된 전문가도 좌초설, 충돌설을 떠드는 데 앞장선 '4인방'정도다. 고작 이걸로 안보리 이사국 등을 설득하려 했다면 순진하거나 유치하다 싶다. 지진파만으로도 수중폭발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밖에 보고서는 북한에'연어급'명칭의 잠수정이 실제로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연어급이든 P-4급이든 유고급이든 이름이 그리 중요할까 싶다.
■ 자료를 찾아보니, 이씨는 9일 코리아연구원의 특별기획에 기고한 글에서'연어(Yono)급'에 관한 의문을 더 자세히 썼다. 그러나 난삽한 주장보다 연어급보다 훨씬 큰 상어급도 중어뢰를 장착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 이상하다. 연어급보다 작은 유고급도 중어뢰 2발을 장착할 수 있다. 그는 지난해 미국의 보수적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 보고서가 "북한에는 공격형 잠수함이 없다"고 밝혔다고 거짓말까지 했다. 헤리티지 보고서에는"북한은 재래식 공격형 잠수함 22척(몇 척이 운용 가능한지 모름)과 많은 소형잠수정이 있다"고 돼 있다.
강병태 논설위원실장 bt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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