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하이힐로 동료 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장학사 선발 비리를 폭로, 교육비리 사태의 단초를 제공했던 서울시교육청 여성 장학사가 결국 파면된다.
서울시교육청은 16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교직매매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에 약식기소된 고모(50) 장학사를 파면키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고 장학사는 중학교 교사였던 2008년 장학사 승진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게 해달라며 임모(50)장학사에게 2,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두 사람만의 '비밀'은 지난해 12월 술자리에서 취한 고 장학사가 임 장학사를 하이힐로 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다 홧김에 수뢰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알려졌다. 단순 폭행 사건에서 전ㆍ현직 시교육청 직원들의 대규모 교직매매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을 비롯한 고위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대형 사건으로 비화했다.
시교육청은 그동안 고 장학사가 혐의는 분명하지만 다른 공무원 범죄를 폭로함에 따라 내부고발자로 간주하고 징계를 유보했으나, 파면키로 방침을 바꿨다. 현행 부패방지법은 직무와 관련한 공직자 범죄 또는 부패행위를 신고한 자는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무조건에서의 차별을 받지 않도록 되어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고 장학사의 내부고발이 진정성이 없는데다 길거리에서 술에 취해 싸운 행위는 '공무원의 품위 손상'에 해당 돼 파면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징계위에서도 내부고발자로 인정했으나 교직매매 외에 공무원 품위 손상 등 다른 사유가 있어 파면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현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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