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사업에 앞장서는 억만장자로 잘 알려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미국 억만장자들을 상대로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춘이 1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게이츠와 버핏은 지난해 5월 뉴욕에서 미국 억만장자들과의 비공식 만찬 모임을 개최했다. 록펠러 가문의 데이비드 록펠러가 만찬 모임을 주최했고,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과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등 막대한 재산을 가진 저명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당시 모임의 주 화제는 기부 문제였는데,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참석자들이 언급을 꺼려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었다.
게이츠와 버핏은 지난해 모임 이후 최근까지 미국 내 주요 억만장자들과 모임을 가지며 개인 재산의 사회 기부 문제를 집중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특히 '400대 미국 부자' 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을 대상으로 생존했을 때 아니면 사망 시에라도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한다는 내용을 서약해 달라고 요청했다. 게이츠와 버핏의 독려로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억만장자인 엘리 브로드 부부가 재산의 75%를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이 운동에 호응하는 억만장자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춘은 "게이츠와 버핏의 기부 독려는 사상 최대의 자선기금 운동이 될 수 있다"며 "미국 억만장자들이 이들의 기부 요청을 받아들인다면 기금이 6,000억달러(약 720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 자선활동단체들이 받은 총기부금(3,000억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게이츠와 버핏은 세계 최고 갑부 수위를 다투는 대표적인 억만장자들이면서도 어느 누구보다 기부에 앞장서 왔다. 포브스가 올 초 발표한 세계 갑부 순위에서 게이츠는 보유자산이 530억달러로 2위에 올랐고, 버핏은 470억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게이츠가 설립한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세계 최대의 자선 단체이다. 버핏은 2006년 전 재산의 99% 기부를 약속하며 절반 이상은 게이츠의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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