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북한이 15일(현지시간) 천안함 사태를 놓고 유엔 무대에서 이틀째 외교전을 이어갔다.
한국의 민군 합동조사단은 이날 오후 스페인 이탈리아 캐나다 등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은 아니지만 유엔 무대에서 영향력이 있는 20여개국 대사들을 유엔 한국대표부로 초청, 공개 브리핑을 가졌다.
참석 대사들은 전날 한국이 안보리 이사국에 브리핑했던 것과 같은 동영상을 보고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은 뒤 "매우 인상적"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국 유엔대표부 관계자는 "천안함 사태는 안보리 소관 사항이나 주요 국가들에 사건의 실상을 공개함으로써 북측의 도발 행위에 대한 규탄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자리"라고 밝혔다.
북한은 유엔에서 천안함 사태와 무관하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안보리가 북한에 대한 조치를 취한다면 "군이 대응 조치를 수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선호 유엔 북한대표부 대사는 유엔본부에서 천안함과 관련한 첫 기자회견을 갖고 "안보리가 우리를 자극하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어떤 조치도 전적으로 거부할 것이며, (안보리 대응에) 우리 군이 후속 조치를 수행할 것"이라고 군사 대응을 강력 시사했다. 그는 안보리가 규탄 성명을 채택하면 "내 직책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 대사는 한국이 지방선거 캠페인이 시작된 5월20일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을 지적하면서 "한미가 천안함 사건으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 했다"며 고 주장했다.
신 대사는 "한국 조사내용이 군사기밀이라며 공개되지 않는 등 의문이 너무 많다"며 "북한 조사단이 현장에 가서 조사하는 것이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하고 우선되는 일"이라고 북한 조사단의 현장 검증 수용을 재차 주장했다.
한편 미국은 북한의 군사 대응 위협에 대해 "북한은 미사일 발사, 핵실험, 천안함 침몰 등 도발적 행동을 계속해 왔다"며 "중요한 것은 북한이 호전적 행동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천안함 조사는 의심의 여지 없이 북한에 책임이 있음을 입증해 냈다"며 "유엔과 국제사회가 이번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