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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우주항공 강국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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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우주항공 강국의 길

입력
2010.06.16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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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향한 대한민국의 꿈을 담은 나로호 2차 발사가 실패로 끝났다. 온 국민의 간절한 염원이 우주에 닿지 못하고, 자체 우주항공기술을 보유한 스페이스 클럽(Space club) 가입의 영예도 뒤로 미뤄졌다. 그러나 그 실패는 우리에게 좌절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의 과제를 안겼다. 대한민국은 언젠가 꼭 나로호 발사에 성공할 것이다. 나는 우리가 미래를 향한 도전을 멋지게 수행하리라 굳게 믿는다.

우리는 전쟁으로 경제 발전을 위한 토대가 모두 무너져버린 폐허에서 헐벗고 굶주리며 하루하루를 연명했다. 그러나 50년이 채 지나지 않은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클럽에 29번째 국가로 가입했다. 더 나아가 이제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수출 대국이자, 세계 15위권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앞세운 경제력으로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대열에 우뚝 섰다. G20 의장국 역할을 맡은 것이 이를 상징한다. 또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사상 최초로 5위에 오르는 놀라운 선전으로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음했다. 아랍 에미리트(UAE)의 원전사업 수주로 세계 5번째 원전 수출국의 기록도 세웠다.

대한민국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면, 경제강국 기술강국 스포츠강국이라는 칭송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그 모두가 세계를 놀라게 한 우리의 값진 성취다. 이제 우리에게는 우주강국이라는 또 하나의 수식어, 세계인들의 칭송과 존경이 기다리고 있다.

1957년 인류 최초로 소련이 우주를 향한 꿈을 실현하는 성공을 거둔지 50여 년이 흘렀다. 우리는 그만큼 선진 우주강국에 뒤졌다. 그러나 경제 불모지, 기술 불모지, 스포츠 불모지의 낙인과 멍에를 벗어 던지고 눈부신 발전을 이뤘듯이 이제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꿈의 날개를 활짝 펼칠 것으로 확신한다.

로켓 발사를 위해서는 중력을 이기고 밀어 올리는 힘, 추력(推力)이 필요하다. 로켓 추진체 내부에서 연료가 연소되면서 높은 압력과 온도의 가스를 외부로 분출하는 힘으로 발사가 가능하다. 이렇게 로켓 발사 방향으로 가해지는'작용'의 힘만큼 반대 방향으로 가해지는 '반작용'의 힘이 존재한다. 나로호가 땅을 박차고 올라가는 순간 140톤 무게의 추력을 받은 로켓이 중력을 이기고 공기 저항을 받는 대기권을 벗어나 궤도에 무사히 진입하기까지 통과해야 할 관문과 이겨내야 할 과제는 수없이 많다. 속도, 각도의 계산이 정확해야 하고 발사체가 계산에 따라 이륙, 음속돌파, 페어링 분리, 로켓 1ㆍ2단 분리, 위성 분리의 모든 단계를 성공적으로 거쳐야 목표점에 위성을 올려놓을 수 있다.

나로호 발사에 쏟은 연구원과 기술자들의 땀과 노력, 나로호에 걸었던 국민의 간절한 염원과 기대는 '작용'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발사 실패에 따른 실망과 좌절, 아픔은 '반작용'의 힘과 같다. 우리는 지금 그 반작용의 힘을 국민 모두의 인내와 성원으로 감당해야 한다. 과거 그토록 어려웠던 시절, 가난과 고난을 발전과 성공으로 역전시키는 역사를 만들어 낸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유능제강(柔能制剛)의 힘을 발휘해야 할 때이다.

앞으로도 거듭 우리를 실망시키고 좌절하게 하는 힘겨운 장애물들이 버티고 있다. 그럴수록 온 국민이 하나같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인내하며 아낌없이 응원하고 격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거센 반작용의 힘을 이겨 내야만 대한민국 우주항공의 역사를 성공적으로 열어 갈 수 있다.

김영길 한동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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