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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 '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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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 '앙주'

입력
2010.06.1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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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월드컵으로 들썩이는 가운데 대구에서는 뮤지컬 축제가 한창이다.

제4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개막식이 열린 14일 밤 대구 오페라하우스는 개막작 '앙주'를 보려는 시민과 배우, 연출가 등 뮤지컬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아직도 주요 공연은 수도권에 집중되는 탓에, 지방에서 외국 작품이나 국내 흥행작을 볼 수 있는 DIMF는 더욱 뜻깊은 축제다.

국내 처음 소개되는 멕시코 뮤지컬 '앙주'는 16세기 신교와 구교 간 종교전쟁이 벌어지던 프랑스가 배경이다. 역사상 악녀로 손꼽히는 카트린 드 메디치 왕비는 당시 신교도 수천명을 학살했다고 전해지는데, '앙주'은 이 사건을 중심으로 편애하는 아들을 왕으로 만들기 위해 독살과 살육을 일삼는 그릇된 모정을 그린다. 이 같은 내용과 어두침침한 무대, 그로테스크한 배우들의 표정으로 첫 인상은 심각하다.

그러나 실상은 '납량특집 막장 코미디'에 가깝다. 눈을 희번덕거리는 좀비들의 과장된 표정은 섬뜩하지만, 신교도 제부를 미워하던 왕이 동성인 그를 사랑했다는 반전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급기야 '공연을 만족해하며 집으로 돌아가시길 바래요'라고 나오는 자막에선 쿡쿡 웃음이 난다. 그럼에도 극을 전개하는 스페인어의 낯선 어감과 멕시코 유랑악사 마리아치를 연상시키는 팝 음악의 조화는 신선하다.

제작사인 토마스 제퍼슨 뮤지컬 씨어터는 멕시코에서 청소년들이 공연에 참여하고 또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작품의 배우와 스태프도 10대와 20대 초반으로만 구성했다. 파워풀한 무대의 원동력이다. 대표인 에드가르도 라는 "현재 멕시코에서 뮤지컬은 젊은이들의 관심 덕에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아직 민속적 이미지가 강한 멕시코의 최신 문화를 한국에 알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앙주' 공연은 20일까지, DIMF는 7월 5일까지 계속된다. (053)622-1945

대구=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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