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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로운 노사협상 문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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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로운 노사협상 문화를 기대한다

입력
2010.06.1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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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임금 협상을 위한 노사 상견례에서 노조위원장이 부사장 등 사측 대표 26명 전원에게 이라는 책을 선물했다고 한다. 말 그대로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소통의 지혜를 발휘해 노사협상을 해나가자는 뜻이다. 이경훈 노조위원장은 강호동 부사장 등에게 선물한 책에 "이번 교섭은 노사간의 소통과 진정한 신뢰를 바탕으로 4만5,000 조합원의 고용 안정과 삶의 질 향상뿐 아니라 회사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교섭이 되길 기원합니다"라고 썼다. 특히 이번 교섭이 글로벌 메이커로서 책임 있는 모습으로 모든 임직원이 개인과 회사의 발전적인 비전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화답하듯 사측도 현장환경 개선, 제안활동 강화, 품질 우수사례 등의 노사 공동연구를 통해 올해 말까지 '품질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시행 방안'을 확정하고 함께 추진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형식과 명분을 떠나 노사가 함께 회사발전 방향을 모색해 보자는 것이다.

노조위원장이 노사 교섭을 시작하면서 사측 대표에게 책을 선물한 것도 특이하지만, 회사가 중요 정책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도요타처럼 되지 않도록 머리를 맞대고 품질 향상을 위한 방안을 찾아내 실천하자고 제안한 것도 신선하다. 협상 철이 다가오면 으레 머리에 붉은 띠부터 매던 노조, 노조와의 협의를 꺼리던 사측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구체적 협상과정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지만, 의미 있는 출발임에는 틀림없다.

노사관계가 달라져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협상 문화가 달라지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강경투쟁, 밀어붙이기 식을 버리고 신뢰와 소통을 지향하는 자세부터 갖춰야 한다. 나보다 상대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노사가 회사 발전의 파트너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임금 인상, 근무조건, 성과급 지급에서 시각차가 크지만, 지난해 15년 만에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을 이루어 박수를 받았던 현대차인 만큼 이번에도 소통과 대화의 새로운 노사협상문화를 만들어 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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