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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벼랑 끝 그리스에 구원투수로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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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벼랑 끝 그리스에 구원투수로 나서

입력
2010.06.15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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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재정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그리스에 수십억 유로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자 보도에서 “중국이 그리스 항만업, 물류시설 등에 대규모 투자 방침을 정하고 정부간 협의를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이날 보도는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14일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A3에서 ‘투자부적격’을 의미하는 Ba1으로 4단계나 하향 조정한 시점에 나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FT에 따르면 장더장(張德江) 부총리를 리더로 한 중국 정부 대표단이 지난 4주 동안 두 차례나 그리스를 방문해 해운, 물류, 공항, 이동통신 분야의 투자 여부를 타진했다. 중국 대표단은 최종적으로 그리스 기업들과 일련의 투자 협정에 동의해 15일(현지시간) 중 서명을 할 예정이다. 그리스 정부의 한 관리는 “아테네 피래우스 항구에 들어설 랜드마크 고층빌딩과 5억유로 규모의 조선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 중국정부가 투자를 약속했다”고 FT에 밝혔다.

중국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긴축재정으로 사회간접자본 투자와 국부펀드 자금이 절실한 그리스 정부에 단비가 됨은 물론, 항만시설 등 유럽시장 진출 교두보가 필요한 중국에도 커다란 이득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구나 중국 입장에선 차후에 저렴한 ‘매물’로 나올 투자시설을 싸게 구입하는 프리미엄도 기대할 수 있어 결코 손해 보는 투자가 아니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그리스에 수십억 유로를 쏟아 부으면서까지 불확실한 투자를 감행하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국유 해운회사인 코스코는 이미 지난해부터 34억 유로의 이권이 달린 아테네 피래우스항 컨테이너 터미널 시설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 시설에는 중국산 원자재 수입에 쓰일 그리스 선박을 생산할 조선설비도 포함될 예정이어서 향후 유럽으로의 중국 수출량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 FT는 “코스코는 올해 안에 추가로 그리스 국영 항만회사와 1억5,000만~2억유로 규모의 합작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유럽 전진기지로 그리스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항만뿐 아니라 육상교통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AFP통신은 “드미트리스 레파스 그리스 교통부 장관이 그리스 철도국(OSE)을 민영화하는 데 중국 기업들이 참여 의향을 보일 것이라 말했다” 고 15일 보도했다.

하지만 양국의 경협 전망이 반드시 밝지는 않다. FT는 “중국의 은행들이 올해 들어 200억 유로의 장기채권을 사들이려 했으나 그리스가 자국 최대 민간은행인 내셔널 뱅크 오브 그리스의 지분매각을 거부하면서 무산된 적이 있다”며 “중국의 모든 투자 시도가 성공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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