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팀끼리의 대결에서 '창'이 '방패'를 뚫었다.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오렌지군단' 네덜란드가 14일(한국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E조 예선 덴마크전에서 상대 수비수 시몬 부스크 포울센의 자책골과 디르크 카위트의 쐐기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유럽 예선 8전 전승으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네덜란드(세계랭킹 4위)는 강력한 조 1위 경쟁자인 덴마크(36위)를 누르고 승점 3을 챙기면서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덴마크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12승10무6패로 우위.
간판 공격수인 아르연 로번이 허벅지 부상으로 빠진 네덜란드는 로빈 판페르시, 카위트, 라파얼 판데르파르트 등을 선발 출전시켜 덴마크를 압박했다.
이에 맞서는 덴마크는 라르스 야콥센, 포울센 등으로 수비진을 구축해 네덜란드의 공세에 맞섰다.
네덜란드는 전반 초반부터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볼 점유율도 61-39.
하지만 유럽예선에서 포르투갈, 스웨덴을 제치고 조 1위를 차지한 덴마크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사타구니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니클라스 벤트네르는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전반 26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강력한 헤딩슛으로 네덜란드를 긴장시켰다.
팽팽하던 승부는 덴마크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한 순간에 무너졌다.
덴마크는 후반 1분 네덜란드 판페르시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포울센이 머리로 걷어낸 볼이 팀 동료 다닐 아게르의 몸에 맞고 굴절되면서 골을 헌납했다.
덴마크는 예스페르 그뢴키에르, 미켈 베크만을 교체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오히려 후반 40분 카위트에게 추가골을 내줘 고개를 떨궜다.
'전차군단' 독일은 남아공 더반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D조 1차전에서 루카스 포돌스키와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득점포를 앞세워 4-0 대승을 거뒀다.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독일은 90년 이탈리아월드컵부터 5개 대회 연속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전반 26분 헤딩골로 월드컵에서만 11골를 사냥한 클로제는 브라질 호나우두(15골)가 보유 중인 월드컵 통산 최다골에 4골차로 다가섰다.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각각 5골씩 넣은 클로제는 탁월한 위치 선정과 골 결정력이 돋보이는 독일 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다. 월드컵 11골 가운데 7골을 헤딩슛으로 성공시켰을 만큼 탁월한 고공 득점포를 뽐내고 있다.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도 8경기에 출전해 7득점을 기록, 팀내 최다골을 기록하며 독일의 본선행을 이끈 바 있다.
앞으로 5골만 추가하면 클로제는 호나우두를 제치고 월드컵 역대 최고의 골잡이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현재의 페이스라면 충분히 대기록을 기대해볼만 하다.우승후보인 독일이 결승까지 오를 경우 최대 6경기까지 더 치를 수 있어 득점 기회도 많다.
이에 따라 "호나우두의 기록을 넘어서겠다"는 클로제의 목표도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 2006년 월드컵에서 5골로 골든슈(득점왕)를 차지한 만큼 호나우두의 기록을 넘어설 경우 그는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두 대회 연속 득점왕이라는 새로운 기록도 세울 수 있게 된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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