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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독립파 총선 승리… 벨기에 쪼개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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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독립파 총선 승리… 벨기에 쪼개지나

입력
2010.06.1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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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강소국 벨기에가 두 나라로 양분될 위기에 처했다. 13일 실시된 총선에서 북부 플레미시(네덜란드어권)지역의 분리 독립을 기치로 내건 새 플레미시연대(N-VA)가 제1당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연정 붕괴로 조기 실시된 이번 총선에서 N-VA는 150개 의석 중 27석을 확보, 최다 의석을 차지했다. 남부 왈로니아에서는 사회당(PS)이 26석을 확보했다. 기존 제1당이었던 기독민주당(CD&V)은 17석, CD&V의 연정파트너였던 왈로니아자유당(MR)은 18석에 그쳤다.

전국정당이 없는 벨기에는 북부와 남부의 정당들이 구별돼 있어 남북이 각각 선거를 치른 후 3,4개의 정당이 연합해 연정을 꾸린다. 수도 브뤼셀 등 이중 언어권은 남북 정당 모두에 투표할 수 있다.

현지 언론들은 N-VA의 승리를 두고 '분리 독립 쓰나미가 몰아쳤다'고 평가했다. 650만명의 네덜란드어계가 거주하는 북부 플레미시와, 400만명의 프랑스어계 지역 남부 왈로니아는 언어의 장벽뿐 아니라 경제적ㆍ정서적으로도 남남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더 이상 게으르고 가난한 남부 왈로니아를 먹여 살리지 말고 아예 각자의 길을 가자"는 부유한 플레미시 유권자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남북이 쉽게 갈라서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남북 양쪽은 서로 갈등하는 부부이면서도 '브뤼셀'이라는 사랑스런 자녀를 두고있어 이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브뤼셀에는 유럽연합 본부가 있다.

N-VA가 연정구성에 왈로니아쪽 정당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도 분리를 어렵게 한다. 때문에 일단 N-VA가 지역정부 자치권 강화 쪽으로 타협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바르트 데 베버 N-VA 당수가 "왈로니아 유권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 희생할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듯이 남부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리직을 왈로니아에 양보할 가능성도 크다. 2007년 총선 후에도 연정을 꾸리는 데 6개월이나 걸린 만큼 이번에도 새 연정 구성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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