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행동으로 보일지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해야만 남은 인생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 뒤늦게 시작했습니다"
몽골의 역사와 문화에 매료돼 10년 넘게 다니던 직장을 박차고 나와 늦깎이 대학생이 된 권일우(41ㆍ단국대 몽골학과 2년)씨.
권씨는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하이닉스에 입사해 10년간 근무했지만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답답해 하던 중 또 다른 나를 찾기 위해 안정을 포기하고 인생 2막에 도전했다.
평소 몽골의 매력에 빠져있던 그는 2008년 국내 최초로 몽골학과를 설치한 단국대를 지원했다. 무작정 몽골에 가는 것보다 대학에서 몽골을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서다.
권씨는 입학 당시 인문과학대학 수석을 거머쥐었고 이후 1학기 몽골학과 수석, 2학기 단과대학 차석 등 연이어 장학생 대표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권씨는 몽골출신 교수와 유학생을 자주 만나 몽골어를 빨리 익히려고 경기 안산의 집을 팔고 아내와 함께 학교 근처로 이사까지 했다. 그는 내년 몽골 현지 대학에 편입학해 석ㆍ박사 과정까지 밟을 예정이다.
오는 7월 처음으로 몽골 남고비사막 인근 유적조사에 나서는 그는 잠을 못 이룰 정도로 마음이 부풀어 있다며 "직장생활이 인생 제1모작 이었지만 지금은 제2모작의 출발선에 있다"며 "좋아해서 시작한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천안=이준호기자 junho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