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근대 최초의 백과사전이 서울대 도서관에 꽂힌다.
서울대 중앙도서관은 18세기 프랑스 계몽사상가인 디드로와 달랑베르의 ‘백과전서’구입을 기념하는 도서 전시회를 15일부터 한 달간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백과전서는 서양 근대 최초의 백과사전으로 당시 유럽의 새 사상적 조류인 계몽주의를 집대성하고 전파함으로써 프랑스 대혁명의 사상적 토대를 제공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원본이 희귀해 아시아에서는 그 동안 일본만 유일하게 1질 보유하고 있다. 내용이 반체제적이라 하여 제작 기간 내내 정치적, 종교적 탄압을 받아 몇 차례 중단되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1772년 총 35권이 완성됐다. 간행에는 편집자인 디드로와 달랑베르 및 조쿠르를 외에도 루소, 볼테르, 몽테스키외 등 수 백명의 필자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본만 4,300질이 출간되었고 이후 1789년까지 유럽 전역에서 약 4만 질의 해적본이 출간돼 18세기 당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이번에 서울대에서 선보이는 백과전서는 1751∼1772년에 발간된 원본 4,300질 가운데 하나로 구입비용만 9,3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서적이다. 이영목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교수가 프랑스 현지를 방문, 원본의 진위 여부와 보존 상태 등을 확인했으며 서울대‘미래 지도자 인문학과정’을 수료한 기업가 김양곤씨가 도서 구입 비용 1억 원을 발전기금으로 기탁해 구입이 성사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원본의 소재 파악이나 구입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서울대가 백과전서 35권짜리 한 질을 구비하게 됐다”며 “역사적, 학술적으로 매우 큰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sih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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