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리 군의 대북 심리전 방송 재개에 대해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12일 우리 군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대북 심리전을 위한 대형 확성기를 설치한 것에 대해 '서울 불바다'까지 거론하며 전면적 군사 타격행동을 경고하는 '중대포고'를 발표했다.
총참모부는 포고에서 "괴뢰들은 군사분계선 일대 11개소에서 이미 심리전용 확성기를 설치했다"며"심리전 재개 시도는 6ㆍ15공동선언과 그에 기초해 작성된 북남 군사적 합의에 대한 노골적 파기행위로 우리의 존엄과 국가이익을 침해하는 특대형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16년만에 서울 불바다를 다시 언급한 점은 북한이 대북 심리전에 민감하고 불편해 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대목이다.
서울 불바다 발언은 1994년 제8차 남북실무접촉에서 참석한 북한측 박영수 대표가 했던 말로 국내외에 전쟁 불안이 고조되는 데 일조했다. 당시 이를 계기로 안보 불안이 고조되자 우리 정부는 이듬해 발간한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주적으로 처음 명기했었다.
이번 발언도 북한이 남한의 위기 심리를 극대화 하기 위한 심리전으로 분석된다. 실제 중대포고 이후 이를 실행하기 위한 북한 군의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이 최근 우리 정부의 천안함 사태 발표 이후 우리측에 대한 군사공격 가능성을 말로만 언급해 온 만큼 이번 총참모부 포고도 엄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북한의 실제 도발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에도 북한이 경고 후 실제적인 조치를 한적이 있어 현재로서는 극한적인 것을 포함해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북한 도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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