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소년들의 작품이 국내 처음으로 대규모 전시된다.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셋넷학교는 13일 재학생과 졸업생 20여명의 영상작품, 글, 사진, 공연 등 다양한 예술작품을 23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전쟁 6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 전시회는 탈북 청소년들의 마음의 상처와 이를 치유하는 과정을 알리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박상영 셋넷학교 교장은 "이번 전시회는 탈북 청소년들이 그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준비하고 연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가가기 위한 장"이라며 "문화는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적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회는 네 가지 기억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기억'은 4월 해남으로 여행을 떠난 재학생들이 북한에 있는 고향을 생각하며 남한의 땅끝마을 풍경을 찍은 사진전이다. '두 번째 기억'에서는 2005년부터 재학생과 졸업생이 함께 제작한 생생한 월남 과정 다큐멘터리 영상 15편을 상영한다. '세 번째 기억'에서는 이들의 대한민국 정착기에 관한 것으로 이들의 가족사진이 함께 전시된다.'네 번째 기억'은 새로운 세상과 삶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자신의 월남 과정을 쓴 책 , 를 이번 전시회에서 낭독하는 최금희(27)씨는 "2001년 월남했을 당시 사람들은 탈북 청소년들을 외계인처럼 바라보는 등 문화차이가 매우 컸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좀 더 따뜻하게 서로를 보듬고, 탈북 청소년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회를 기획한 오현금 토포하우스 대표는 "유네스코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탈북 청소년 문제를 접하게 됐다"며 "이번 전시회가 분단 때문에 겪었던 아이들의 아픔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탈북 청소년을 인정하고 포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회는 무료. 24~26일에는 탈북 청소년들이 어린 시절 부르던 동요 등을 오카리나로 들을 수도 있다. 문의 (02)734-7555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