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외국어고 높은 수능성적은 학교효과 아니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외국어고 높은 수능성적은 학교효과 아니라…

입력
2010.06.13 08:52
0 0

외국어고 학생들이 일반고생에 비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좋은 것은 상당 부분 중학교 때 성적과 사회경제적 배경에 기인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른바 ‘학교 효과’가 아닌 ‘선발 효과’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펴낸 ‘한국교육’(4월호)에 실린 민병철 KEDI 연구원과 박소영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의 공동논문 ‘외국어고 학교효과 분석’에서 확인됐다.

이에 따르면 외고생의 우수한 수능점수(언어ㆍ수리ㆍ외국어)는 선발효과와 배경효과 영향이 학교 효과 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연구는 외고생 143명과 일반고생 628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의 2008학년도 수능성적 등급과 성별, 사회경제적 배경, 사교육비 규모, 학교유형(국공립 및 사립), 학습동기, 공부시간, 중학교 성적 등을 심층적으로 비교ㆍ분석한 결과다.

조사 대상자를 외고생과 일반고생으로 단순 구분해 수능점수를 비교한 결과, 언어는 2.1등급, 수리 2.2등급, 외국어 2.5등급의 차이가 각각 났다.

사교육비 규모 등의 학생배경, 공부시간ㆍ수업태도 등 학생이 공부한 과정, 학교 설립유형 및 소재지 등의 학교배경 조건을 유사하게 조정할 경우 격차가 약간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1.6~1.8등급의 차이가 발생했다.

하지만 중학교 성적 등 외고생의 입학 전 성취도와 가구수입과 사교육비 등 사회경제적 배경만을 통제한 뒤 재산정한 결과는 딴판이었다. 격차가 크게 준 것이다. 언어는 0.6등급, 수리 1.0등급, 외국어 1등급으로 외고생과 일반고생의 격차가 확연하게 줄었다.

민 연구원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결국 선발효과와 사회경제적 배경이 외고생의 수능성적에서 거의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 연구원은 또 “외고생이 높은 성취 수준을 나타내는 이유는 중학교 때부터 공부를 잘했거나 학생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우수하기 때문”이라며 “이렇게본다면 외고에 가면 일반고생보다 쉽게 명문대에 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은 실제보다 부풀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개발원은 이번 연구를 근거로 사실상 외고 형태로 운영되는 자율형사립고 역시 중등교육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지, 아니면 외고처럼 고교입시 준비를 위한 사교육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을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철현 기자 kara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