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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는 다국적 회사" 영국 달래기 나선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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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는 다국적 회사" 영국 달래기 나선 오바마

입력
2010.06.13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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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영국계 석유회사 BP가 초래한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와 관련해 조심스럽게 영국 달래기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12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30분 간 전화 통화를 하면서 "BP는 다국적 회사이며, 원유 유출 사태에 대한 불만은 국가 정체성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고 영국 총리실이 밝혔다. 총리실 측은 또 "캐머런 총리는 영국, 미국은 물론 다른 국가들에 있어 BP의 경제적 중요성을 강조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BP의 가치를 약화시키려는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영국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으로 BP를 몰아세우면서 영국 최대 기업의 자산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캐머런 총리는 이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이 BP를 언급하며 예전 회사명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이라고 말한 점 등을 들어 미국 내에서 반(反) 영국 정서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BP 주가는 이번 사태로 40%나 폭락했다.

영국 총리실이 통화 내용을 설명하면서 영국을 공격할 뜻이 없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을 강조한 반면 백악관의 공식 성명은 조금 달랐다. 백악관은 원유 유출과 관련한 통화 내용에 대해 단지 "BP가 최선을 다해 현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만 밝혔다. 이후 익명을 요구한 미국 고위 관리가 "국가 정체성과는 관련이 없다"는 오바마 대통령 발언을 확인했지만 "BP가 모든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오바마의 발언을 함께 강조하면서 영국 정부와의 인식차를 드러냈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가 이번 사태에 대해 너무 유약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미국 내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해안경비대는 BP에 서한을 잇따라 보내 압박을 계속했다. 해안경비대는 9일에 이어 11일에도 서한을 보내 오바마 대통령이 네 번째로 현장을 방문하는 14일 전까지 원유 유출을 막기 위한 더 나은 계획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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