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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박해' 이집트인 난민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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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박해' 이집트인 난민 인정

입력
2010.06.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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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해 핍박 받은 이집트인이 법원에 의해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무슬림 가정에서 성장한 E씨는 이맘(종교지도자)이 되기 위해 1994년 카이로대학에 입학해 공부에 몰두했다. 하지만 수학 중 예언자 무함마드(마호메트)가 생전 전쟁을 많이 일으키는 등 실제 교리와 괴리가 있는 점을 접한 후 깊은 회의감에 빠졌다. 결국 E씨는 인근 교회를 찾아 성경공부를 하면서 마음을 달랬고 기독교로 개종했다.

1999년 봄, E씨는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게 됐고 함께 있던 지인이 E씨의 개종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불행이 시작했다. E씨는 4년 가까이 경찰의 감시를 받아 오다 2003년 3월 경찰서에 불려갔고, 무슬림 지도자와 4일간'강제토론'을 해야 했다. 이후 경찰은 이웃과 친척들에게 E씨의 개종사실을 알리며 협박을 했고 E씨의 형마저 경찰에 협조하며 E씨에게 등을 돌렸다. 결국 E씨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선교단체를 거쳐 2006년 한국에 입국했다.

E씨는 입국 후 세례 증서를 받고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뒤 난민 신청을 했지만, 법무부는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근거 있는 공포가 아니다"며 불허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서태환)는 "E씨는 개종자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을 충분한 근거가 있다"며 난민으로 인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이집트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국가지만 사실상 이슬람 외 종교를 박해하고 있고 개종자에 대해서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국가 정보국에서 따로 관리하는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E씨가 이집트에서 실제로 받은 박해는 한두 차례의 구타, 결혼 및 구직제한 등이지만 향후 돌아가면 생명ㆍ신체에 대한 위협까지 존재할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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