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을 기다린 ‘검은 대륙의 축구 축제’에서 홈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활짝 웃지 못했다.
개최국 남아공은 11일 밤(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010남아공월드컵 개막전에서 후반 10분 시피웨 차발랄라의 선제골로 앞서 갔지만 후반 34분 라파엘 마르케스에게 동점골을 허용,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3위인 남아공은 8만4,000여명의 열광적인 홈 관중의 응원에 힘입어 중남미의 강호 멕시코(13위)를 맞아 선전했지만 막판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카를루스 파레이라 감독이 이끄는 남아공은 최근 A매치 13경기(6승7무)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이날 경기는 ‘징크스와 징크스의 대결’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남아공은 월드컵 개최국이 첫 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던 좋은 징크스(19경기, 14승5무)가 계속되길 바랬다. 반면 개막전의 단골 손님인 멕시코는 5경기 1무4패라는 개막전 무승 징크스를 끊길 기대했다. 하지만 1-1 무승부로 끝나면서 징크스는 모두 깨지지 않았다.
멕시코가 초반 판도를 주도하며 남아공의 골문을 노렸다. 카를로스 벨라-기예르모 프랑코-지오바니 도스 산토스 스리톱을 앞세운 멕시코는 오른 측면을 적극적으로 돌파하며 맹공세를 펼쳤다. 전반 18분 산토스는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인터셉트해 30여m 드리블 돌파 한 뒤 아크 밖 중앙에서 회심의 왼발슛을 날렸지만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다.
이후에도 멕시코는 선제골의 찬스를 세 차례나 맞았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 등에 막혔다. 특히 32분 프랑코가 골에리어 앞에서 날린 슛이 이투멜렝 쿠네의 선방에 걸려 땅을 쳐야 했다. 또 37분에는 벨라가 게라르도 도라도의 왼쪽 코너킥을 골문에서 가슴 트래핑한 뒤 골네트를 갈랐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남아공은 전반 16분 스티븐 피에나르의 프리킥을 시작으로 포문을 열었지만 멕시코에 강한 압박에 막혀 별다른 득점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전 들어 적극적인 공세에 나선 남아공은 선제골을 뽑아냈다. 후반 10분 테코 모디세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대각선으로 빠르게 찔러준 패스를 받은 차발랄라는 페널티 에리어 왼쪽에서 볼 트래핑한 뒤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연결, 남아공월드컵 첫 골의 주인공이 됐다. 기세를 탄 남아공은 후반 20분 마셰고의 슛이 수비벽을 맞고 굴절되자 모디세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잡아 지체 없이 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4분 뒤에는 모디세가 문전에서 넘어지면서 어렵게 갖다 댄 슛이 골키퍼의 발에 걸려 추가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만회골을 노렸던 멕시코는 후반 34분 안드레스 과르다도의 크로스를 라파엘 마르케스가 골에리어 지역 근처에서 안전하게 트래핑한 뒤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하며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요하네스버그(남아공)=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