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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아이폰4 '두뇌'는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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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아이폰4 '두뇌'는 똑같다

입력
2010.06.1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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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적 관심을 끈 스마트폰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애플의 아이폰4 때문에 주목받는 회사가 있다. 바로 미국 반도체 업체인 인트린시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트린시티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애플의 아이폰4의 들어간 핵심 반도체인 모바일 프로세서(AP)를 모두 개발했다. 모바일 프로세서는 각종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컴퓨터(PC)의 중앙처리장치(CPU)와 같은 반도체로, 사실상 스마트폰의 두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에 탑재한 S5PC110 프로세서를, 애플은 아이폰4에 들어간 A4 프로세서를 자체 개발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면에는 모두 인트린시티가 숨어 있다.

인트린시티는 1997년에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설립된 반도체 업체로, 올해 4월 말 애플에 인수됐다. 이 업체는 직접 생산은 하지 않고 반도체 설계만 한다. 직원은 100명 정도로 소규모이지만 모바일 반도체 분야에서 정상급 기술력을 지닌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4 및 아이패드 등 휴대기기용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기 위해 2008년에 PA 세미콘덕터를 인수했다. 그러나 이듬해 개발자들이 모두 빠져나가 반도체 회사인 애그니럭스를 차렸고, 이를 구글이 인수했다. 결국 애플은 아이패드 및 아이폰4의 프로세서 개발을 아이폰3GS 프로세서를 개발한 삼성전자에 의뢰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속도가 빠르면서 전력 소모가 적은 모바일 프로세서 개발이 쉽지 않자 인트린시티에 반도체 설계를 다시 의뢰했고 그 결과 A4 프로세서가 탄생했다. 삼성전자는 인트린시티의 설계도대로 A4 프로세서를 만들어 애플에 납품했으며 이 제품들이 곧 아이패드와 아이폰4에 쓰였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인트린시티가 개발한 애플의 A4프로세서용 핵심 설계 기술은 삼성전자의 의뢰로 갤럭시S용 S5PC110 프로세서에 그대로 사용됐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5,500만달러의 개발비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애플의 아이폰4용와 삼성전자의 갤럭시S용 프로세서는 핵심 기술과 성능이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인 셈이다.

그런데도 양 사가 자체 개발을 주장하는 이유는 나름대로 명분이 있다. 애플은 올해 4월 말 인트린시티를 1억2,000만달러 이상을 주고 사들였다. 결국 자회사가 됐으니 자체 개발이라는 논리다. 삼성전자도 자체 기술을 일부 접목해 대가를 지불하고 제조자 설계생산방식(ODM)으로 만들었으니 자체 개발이라는 주장이다.

문제는 앞으로 향배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인트린시티 인수를 경계하고 있다. 휴대폰, 태블릿PC, 심지어 TV 개발까지 노리는 애플로서는 인트린시티의 반도체 설계 기술로 날개를 단 셈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이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미국 업체들에 비해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의식한듯 삼성전자는 이날 미 텍사스 오스틴의 반도체 생산공장에 36억달러를 들여 연구개발 센터 및 휴대폰과 TV에 들어가는 시스템 반도체 생산시설을 추가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삼성과 애플의 싸움이 반도체로 비화할 수 있다"며 "그런 점에서 애플의 인트린시티 인수가 갖는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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