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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폭발 추락/ 55초만에 음속 돌파 후 탑재 카메라에 '번쩍 섬광'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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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폭발 추락/ 55초만에 음속 돌파 후 탑재 카메라에 '번쩍 섬광' 잡혀

입력
2010.06.1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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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사서 추락까지

하늘로 치솟은 지 137초 만에 지상과의 통신이 끊긴 나로호. 동시에 고도 70km에서 추락하고 말았다. 이번에는 지난해 8월 1차 발사 때 문제가 생겼던 페어링(위성 보호덮개) 분리보다 더 이른 단계에서 실패로 끝났다. 당초 9일로 예정됐던 발사가 10일로 변경되는 등 이번 2차 발사는 준비단계에서부터 난항이었다.

와!…, 어?…, 아!…

10일 오후 5시 1분. 발사 10초 전 카운트다운과 함께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 외나로도 전체가 '웅'하는 굉음으로 가득 차면서 나로호는 단숨에 우주를 향해 날아 올랐다. 하늘로 치솟은 나로호는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작은 점만한 크기로 나로우주센터 주변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륙한 나로호가 맨눈으로 보이는 고도는 약 20km까지다. 이후 나로호는 제주도와 일본 서쪽 상공을 지나 더 먼 우주공간을 향해 힘차게 올라갔다.

나로호는 발사 55초만에 음속(마하 1)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륙 후 137.19초 고도 약 70km 상공에 다다른 시점에 지상추적소와의 통신이 두절됐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통신 두절 전까지는 모든 비행 절차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데이터로 확인한 만큼 나로호에 실은 위성을 찾을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때까지도 나로우주센터 연구진들은 발사 성공에 대한 실낱 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통신만 두절됐을 뿐 다른 비행 절차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면 위성과의 교신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분리되면서 지구 주위를 도는데 필요한 초속 8km의 속도를 확보했다면 과학기술위성 2호는 남극과 북극을 차례로 지나 약 103분 뒤 '비콘(응급신호발생기)'으로 노르웨이 수발바드르 기지국에 첫 신호를 보내게 된다. 과학기술위성 2호와의 교신을 담당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가 노르웨이로부터 비콘 신호를 전달받으면 나로호와의 통신은 끊겼어도 위성이 분리돼 작동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희망도 잠시. 우주로 날아오르던 나로호가 폭발해 바다로 추락했음이 최종 확인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나로호 상단에 탑재한 카메라에 갑자기 밝아졌다 바로 다시 어두워지는 섬광 같은 영상이 잡혔다"며 "이를 토대로 볼 때 나로호는 비행 중 1단 로켓이 연소되는 동안 폭발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중지, 재개, 변수… 준비도 난항

10일 나로호 2차 발사 절차는 발사 1시간 전까지도 발사 가능 여부를 확신할 수 없을 정도로 긴박하게 진행됐다. 당초 발사 예정일인 9일 발사대 소화장치 오작동이라는 예상치 못한 문제로 발사가 중지되자 이후 발사 일정을 둘러싸고 온갖 추측이 나왔다. 밤새 원인을 규명하고 문제를 해결한 뒤 결국 10일 다시 발사를 시도하기로 결정하고 나서도 구름이라는 통제 못할 변수가 잠시 불길한 예감을 불러일으켰다.

오후 4시 10분 나로우주센터 상공에서 구름 상태를 측정한 결과 발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최종 확인되면서 '이번엔 꼭 성공'이라는 기대감이 나로우주센터를 휘감았다. 바로 이때 연료(케로신)와 산화제(액체 산소) 주입이 완료됐고 이어 4시 31분 나로호를 떠받치고 있던 기립장치가 완전히 철수됐다.

"Go!" 4시 46분. 발사 운용을 계속하라는 최종 명령이 떨어졌다. 동시에 발사지휘센터(MDC)에서 1단과 상단의 발사관제시스템이 최종 발사를 위한 자동 시퀀스(PLO)를 시작했다. 자동 시퀀스는 사람이 아니라 미리 짜 놓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자동적으로 전체 시스템을 점검하면서 발사 전 카운트다운을 진행하는 절차다.

10일 재발사 적절했나

9일 예정 발사 시각을 약 3시간 남겨놓고 발사 운용이 중지된 나로호는 10일 결국 이륙 후 137.19초 만에 폭발하고 말았다. 이 때문에 당초 예정돼 있던 9일 발사가 발사대 소화장치 오작동 문제로 연기된 뒤 바로 다음날 무리하게 재발사 일정을 잡은 것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처음 기립을 시도한 지난 7일에도 이륙 전까지 발사체의 상태를 확인하는 전기장치인 지상측정시스템(GMS)에 문제가 생겨 기립이 5시간 이상 지연되기도 했다. 기립 지연과 소화장치 오작동 때 모두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원인을 규명했고 문제를 모두 해결해 나로호와 발사대가 발사에 적합한 상태가 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들 문제에 대해 좀 더 신중하고 차분하게 대응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발사를 굳이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다면 확인 또 확인을 거듭하는 게 더 나았을 거라는 안타까움에서다.

10일 오전 김중현 교과부 제2차관 주재로 열린 나로호 관리위원회가 발사 재개를 최종 확정한 직후 몇몇 항공우주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솔직히 의외였다"며 "그만큼 기술적으로 자신이 있다는 얘기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나로우주센터(고흥)=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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